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8월1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에 도착한 직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막판 관세 협상을 진행했다.
30일 기획재정부 언론 공지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한 구 부총리는 미 상무부 청사에서 오후 3시부터 2시간가량 러트닉 장관과 통상협의를 했다. 이 자리에는 앞서 방미 관세 협상 일정을 수행 중이었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함께 참석했다.
이번 협의는 지난 24일부터 방미 일정을 토대로 집중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한미 관세 협상의 연장선이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앞서 지난 24∼25일 워싱턴DC와 뉴욕에서 러트닉 장관과 두 차례 만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떠난 러트닉 장관의 동선을 따라 현지에서 추가 협상을 벌인 뒤 워싱턴DC로 복귀했다.
그간 김 장관이 카운터파트인 상무부의 러트닉 장관과 여러 차례 협의를 이어온 상황에서, 구 부총리가 합류해 양국 간 접촉면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 측은 기존 제안보다 진전된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미국을 설득한 것으로 관측된다.
대미 투자, 한미 산업 협력, 미국산 구매 확대 등 내용을 주로 관장하는 러트닉 장관은 일본 등 주요국과 장관급 협상에서 우선 ‘잠정 합의안’을 결정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키맨’ 역할을 하고 있어 우리 입장에선 첫 관문인 셈이다.
다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이 앞서 스코틀랜드에서 한국 측 인사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한 ‘최종적이고 최선의 무역 협상안(best and final trade deal)’을 가져오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세 협상이 유예 시한 최종일 직전까지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이 민감한 농산물 분야 양보를 포함해 거듭된 수정안을 제안하면서 미국과 상호 의견 접근을 시도하고 있지만, 미국 측은 한국의 대미 투자, 소고기와 쌀 등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 비관세 장벽 완화 등에 걸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구 부총리는 이날 러트닉 장관에 이어 오는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도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