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첫 통합 화물 전용 항공사 ‘에어제타(AIRZETA)’가 1일 본격 출범하면서 독점 구도였던 항공 화물 시장의 재편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유일 화물 전용 항공사 에어인천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마곡사무소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품고 새롭게 출발할 사명인 에어제타의 출범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국토교통부 및 항공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항공물류의 새로운 미래, Beyond Asia to the World(아시아를 넘어 세계로)’의 슬로건을 내건 에어제타는 앞으로 △수출입 화물 수송 경쟁력 강화 △e-Commerce 및 특수화물 시장 대응 △글로벌 항공 화물 허브로의 성장 기반 구축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30여 년 만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 사업이 완전히 종료되면서 보유 중이던 화물기 10대(B747-400F 9대·B767-300F 1대)가 에어인천에 전량 양도됐다.
이는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승인 과정에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측에 제시한 시정 조치에 따른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2023년 11월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을 의결했으며, EU 집행위는 이를 수용해 지난해 양사 합병을 조건부 승인한 바 있다.
이번 매각 입찰에는 제주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 국내 항공사 4곳이 참여했으며, 경쟁을 통해 에어인천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위해 8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에어인천은 이 중 47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위한 합병교부금으로, 나머지는 △IT 시스템 구축과 통합 비용 △거래 부대비용 △필수 운전자금 △항공기 교체 자금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한편, 에어제타의 출범으로 국내 항공 화물 점유율의 변화가 예측되면서 시장 구도의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항공 화물노선 매출을 살펴보면 대한항공 4조4116억원, 아시아나항공 1조7195억원, 에어인천 673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의 매출 가운데 에어인천으로 이관되지 않는 여객기 화물칸을 제외한 매출은 1조2000억원이다.
에어제타가 출범한 금일(1일)부터 아시아나의 여객기 화물칸을 제외한 매출을 합산하게 되면 에어제타의 화물 수송 점유율 순위는 2위로 오르게 된다.
다만 통합 이후에도 항공 화물노선 매출 1위인 대한항공의 매출이 3배가량 높아 앞으로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물류시스템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금일 에어제타가 출범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아직은 성장을 위한 걸음마 단계인 상황”이라며 “안정적 운영 기반 확보 등 중장기적인 계획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지역별 화주를 확보하는 것과 육·해·공의 긴밀한 네트워크 형성을 이뤄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