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섬유종, 나이 들수록 증상 악화되는데…성인 환자 외면하는 급여 기준” 

“신경섬유종, 나이 들수록 증상 악화되는데…성인 환자 외면하는 급여 기준” 

임수현 환우회 대표 “모든 연령대 환자, 동등하게 치료 받도록 기준 확대해야”
이범희 교수 “급여기준, 모든 환자에 공정하고 일관되게 적용해야”

기사승인 2025-08-22 12:40:08
신경섬유종 환우회가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앞에서 신경섬유종 치료제 코셀루고의 불명확한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신경섬유종 환우회 제공

신경섬유종 치료제에 대한 급여 적용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급여 적용이 소아·청소년기에 한정돼 있는 탓에, 성인이 되면 의료진 판단에 따라 급여 대상에서 제외돼 치료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신경섬유종 환우회는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앞에서 신경섬유종 치료제 코셀루고의 불명확한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규탄하며, 일관된 급여기준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고 22일 밝혔다. 

신경섬유종증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신경계, 뼈, 피부에 발육 이상을 초래하는 희귀질환이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신경섬유종증 1형의 경우 일반적으로 10세 이전에 진단된다. 약 50%는 유전에 의해 나타나며,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증상이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이다. 

신경섬유종증 1형 환자의 20~50%에서 나타나는 총상 신경섬유종은 얼굴, 척추 주위, 장기 등 모든 신체 부위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신체 성장에 따라 병변도 계속 커져 수술을 진행해도 재발 위험이 높다. 종양이 커질수록 신체 기형이나 시력, 청력, 인지 능력의 손상을 유발하며, 척추측만증, 내장 기능 저하, 심각한 통증 등의 합병증을 동반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성인이 되면 환자들의 고통이 더욱 심해지는 질환이지만, 현재 치료제 급여 적용은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만 이뤄졌다. 지난 2021년 코셀루고(성분명 셀루메티닙) 치료제가 신속심사제도를 통해 국내 허가를 받았고, 지난해 수술이 불가능한 총상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의 만 3세 이상 만 18세 이하 소아 환자 대상으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하지만 이전부터 비급여로 코셀루고를 투여 중인 만 19세 이상인 경우에는 진료 의사가 지속 투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객관적 사유와 투여소견서를 제출하는 경우에 한해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다. 까다로운 기준 탓에 명확한 사유 없이 급여 불인정으로 삭감 조치를 통보받았다는 것이 환우회의 주장이다. 환우회는 “급여기준을 충족하는 치료를 진행하고 관련 서류를 제출했음에도 일관성 없는 심사평가로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놓쳐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임수현 신경섬유종 환우회 대표는 “같은 질환, 같은 조건임에도 급여 적용 여부가 달라지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결국 환자의 생명을 놓고 판단이 갈리는 일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신경섬유종증은 성인이 된다고 멈추는 질환이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되거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소아 중심의 급여기준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며 모든 연령대 환자가 동등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기준 확대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범희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현재 급여기준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환자마다 적용 결과가 달라지는 상황은 의료 현장에서 큰 혼란을 초래한다”며 “기준은 단지 존재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며, 모든 환자에게 공정하고 일관되게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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