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 한덕수 전 총리 불구속 기소…내란 방조 등 6개 혐의

내란특검, 한덕수 전 총리 불구속 기소…내란 방조 등 6개 혐의

“계엄 막을 수 있었던 최고 헌법기관…헌법적 책무 다하지 않았다”
“송미령 독촉·정족수 손가락 확인”…특검, ‘동조 정황’ 제시

기사승인 2025-08-29 12:14:33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내란 방조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9일 불구속 기소됐다.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은 이날 한 전 총리를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12월3일 비상계엄 저지는 군용차량을 맨몸으로 막아낸 시민의 저항과, 깜깜한 밤 담장을 넘어 국회로 들어간 국회의원의 용기로 이뤄진 결실”이라며 “한덕수는 비상계엄을 막을 수 있었던 최고의 헌법기관이었음에도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고 헌법적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 오히려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적극적 행위를 하며 동조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소집 과정에서 정족수 확보를 위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참석을 독촉했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보는 “한덕수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필요한 국무위원 수를 손가락으로 세며 ‘네 명이 필요하다, 한 명 남았다’는 식으로 확인하는 장면이 CCTV에 담겼다”며 “국무회의에서 서명을 거부하는 국무위원들에게 ‘참석했으니 서명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한 뒤에도 3시간 넘게 국무회의가 열리지 않은 정황도 방조 책임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박 특검보는 “국무조정실장이 ‘빨리 계엄 해제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건의하자 한덕수가 ‘기다려보라’며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정진성 전 국무조정실장의 연락이 온 뒤에야 움직였다. 조금만 더 빨리 움직였다면 계엄 해제가 앞당겨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에게는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도 적용됐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이후 작성된 허위 선포 문건에 김용현 전 장관과 함께 서명한 뒤 “사후에 문서를 만든 게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폐기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위증 혐의와 관련해선, 한 전 총리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계엄 선포문을 언제 받았는지 기억이 없다”고 증언했지만, 특검은 그가 계엄 당일 포고령을 받은 사실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문건을 검토한 CCTV 장면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앞서 지난 2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중요한 사실관계와 피의자의 행적에 대한 법적 평가에 다툴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이에 대해 박 특검보는 “피고인이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법원이 사실관계에 다툼이 없다고 한 이상 재청구 실익은 없다”며 “빨리 정의를 실현하는 게 낫다고 내부 논의 끝에 불구속 기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박 특검보는 “우리는 형사법적 기준에서 드러난 사실관계를 토대로 법적 평가를 내린 것”이라며 “다시는 이러한 역사적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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