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첫 예산 728조 ‘확장재정’…R&D예산 역대급 증가

李정부 첫 예산 728조 ‘확장재정’…R&D예산 역대급 증가

국가채무도 급증

기사승인 2025-08-29 16:00:41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공용브리핑실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유병서 예산실장, 구 부총리, 임기근 2차관, 안상열 재정관리관. 연합뉴스

내년도 중앙정부 예산안이 총지출 720조원대로 편성됐다. 올해보다 8.1% 늘어난 규모로, 예산안 지출 규모가 본예산 기준 7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정 운용 기조가 ‘건전재정’에서 ‘확장재정’으로 전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39회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예산안은 9월 초 국회에 제출돼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위 심사를 거쳐 12월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의 핵심은 ‘기술 주도 초혁신 경제’ 전환이다. AI를 비롯한 핵심 기술개발(R&D), 인프라 구축, 인재 양성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단순한 확장재정이 아니라 성과가 나는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입해 회복과 성장을 견인하고, 선도경제로의 전환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분야별로 보면 R&D 예산은 올해 29조6000억원에서 내년 35조3000억원으로 19.3%(5조7000억원) 늘어나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특히 AI(A)·바이오(B)·콘텐츠(C)·방산(D)·에너지(E)·제조(F) 등 ‘ABCDEF’ 첨단산업 기술 개발에 올해보다 2조6000억원 많은 10조6000억원이 배정됐다.

AI 예산은 3조3000억원에서 10조1000억원으로 세 배 넘게 확대됐다. 정부는 반도체·자동차·조선·가전 등 주력 제조업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선도국가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공공 분야에서도 2000억원을 투입해 ‘공공 AX’ 전환을 추진하고, AI 인재 양성과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도 집중한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예산은 32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4.7%(4조1000억원) 늘어난다. 국방예산은 66조3000억원으로 5조원(8.2%) 증액됐다. 초급 간부 처우 개선과 장병 복지 확대,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AI·드론·로봇 등 첨단 무기 개발에 집중된다.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269조1000억원으로 20조4000억원(8.2%) 증가했다.

교육 부문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대표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이 반영돼 거점국립대에 8733억원이 투입된다. 이는 올해(3956억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사회안전망도 큰 폭 증액됐다.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는 4인 가구 기준 월 207만8000원, 1인 가구 82만1000원으로 각각 12만7000원, 5만5000원 인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농어촌 기본소득’도 시범 도입돼 내년에는 인구감소 지역 6개 군 주민 24만명에게 월 15만원이 지급된다. 관련 예산은 1703억원이다.

이 밖에도 24조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이 지원되고 국비 보조율이 상향된다. 아동수당 지급 연령은 만 7세에서 8세로 확대돼 모든 만 8세 아동이 월 10만원을 받게 된다. 고령화 대응 예산은 25조6000억원에서 27조5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국가채무 급증…관리재정 -4%대 초반

하지만 재정수지 적자 규모 확대와 국가채무 급증으로 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지출(예산)은 2025년 673조3000억원(본예산 기준)에서 2029년 834조7000억원으로 161조4000억원(24.0%) 늘어나는 반면 재정수입은 2025년 651조6000억원에서 2029년 771조1000억원으로 119조5000억원(18.3%) 증가에 그친다. 연평균 총지출 증가율이 5.5%인 데 비해 재정수입 증가율은 4.3%에 머무는 셈이다.

2026~2029년도 관리재정수지 적자율은 4.0~4.4% 수준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29년까지 적자 비율을 4%대 초반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히면서 ‘3%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재정준칙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다.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한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늘어 국가채무는 올해 1273조3000억원에서 내년 1415조2000억원으로 141조8000억원 불어난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48.1%에서 51.6%로 3.5%p 상승하며 2029년에는 58%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이 비율을 2029년까지 50%대 후반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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