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 ‘깜짝 증가’ 이유는

카드사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 ‘깜짝 증가’ 이유는

기사승인 2025-09-05 06:00:09 업데이트 2025-09-05 08: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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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증가에는 정부 정책 효과가 크게 작용한 만큼, 하반기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6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상반기 취급액은 2조647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4460억원)보다 8.2% 늘었다. 할부금융은 소비자가 차량이나 가전 등 내구재를 구매할 때 부족한 자금을 빌려주는 서비스로, 카드사의 경우 전체 자산의 95% 이상이 자동차 금융에 집중돼 있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가 9534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늘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KB국민카드(7992억원, +9.6%), 롯데카드(4550억원, +16.6%), 하나카드(2721억원, +23.6%)가 뒤를 이었다. 삼성카드는 1506억원으로 규모는 작지만, 전년 대비 261% 급증하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기존 취급액이 적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반면 우리카드는 170억원에 그치며 91% 감소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경쟁 심화 등 수익성이 저조한 할부금융 자산 포트폴리오를 축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 증가세에 정책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자동차 개별소비세가 한시적으로 30% 인하되면서 세금 부담이 줄어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법인과 렌터카 업체의 노후 차량 교체 수요까지 더해지며 전반적인 판매가 늘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82만662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금리 인하 기조로 조달 비용이 줄어든 점도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적금을 받는 수신 기능이 없어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여신전문금융채권(AA0, 3년 만기) 금리가 지난해 말 3.1%대에서 2.8%대로 하락했다. 이로 인해 조달 비용 부담이 완화되면서 카드사들이 할부금융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같은 할부금융 증가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사용주기가 긴 고가의 고관여 제품이어서 경기 상황이나 가처분 소득, 개인 여건에 따라 구매 여부가 크게 달라진다”며 “경제 여건이 좋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같은 흐름이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 금융 시장 자체가 캐피탈사들도 함께 경쟁하는 레드 오션이기 때문에 일부 카드사는 다른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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