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몰라요”…파이 커지는 치매·장기간병 보험

“불황 몰라요”…파이 커지는 치매·장기간병 보험

기사승인 2025-09-10 06:05:04 업데이트 2025-09-10 07:11:05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치매 환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치매·장기간병보험 판매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주목한 보험사들이 신상품을 내놓고 배타적 사용권을 확보하면서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보험연구원 보험통계조회서비스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올 상반기 치매·장기간병보험(표준형+무해지형) 초회보험료는 8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687억원)보다 19.5%, 2년 전(383억원)보다 114.4% 늘어난 수준이다. 월말 보유계약건수도 올해 6월 말 기준 358만건으로 전년 동기(121만건)보다 195.8% 급증했다. 

시장 확대와 함께 상품 차별화를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치매 대비 보험은 △치매보험 △간병비보험 △간병인보험 등으로 구분되며, 관련 특약 역시 다양해지는 추세다.

흥국화재는 이달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서 ‘치매환자 실종신고 피해보장 특약’에 대해 6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치매보험 가입자가 치매로 실종될 경우 보호자 1인에게 최초 1회에 한해 2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치매 환자 실종을 직접 보장하는 특약은 처음이다. 흥국화재는 앞서 업계 최초로 치매 치료제 ‘레켐비’ 보장 특약을 포함한 치매·간병보험을 선보였으며, ‘흥good 가족사랑 간편치매간병보험’에는 ‘표적치매약물허가치료비’ 특약을 추가해 배타적 사용권을 확보한 바 있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달 경도인지장애(MCI) 진단 고객에게 전문 강사가 방문해 인지 교육을 제공하는 특약으로 6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하나더넥스트 치매간병보험’ 가입자가 이 특약을 추가하면 진단 시 주 1회, 연간 최대 48회까지 브레인 트레이닝 기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KB손해보험도 출시한 ‘KB 골든케어 간병보험’에 치매 중증도를 평가하는 ‘치매 CDR(임상 치매 등급) 척도 검사지원비’ 특약을 탑재해 3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따냈다.

지난해와 달리 생명보험사들도 관련 상품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이달 ‘(무)모두의 달러종신보험(무해약환급금형)’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치매·암·뇌혈관질환 등 30종의 건강 특약을 고객 상황에 맞게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도 올 1분기 디지털 전업 보험사 최초로 치매간병보험을 내놓았다. 경도 치매부터 중증 치매까지 폭넓게 보장하며, 20년간 보험료를 모두 납부했는데도 부모가 치매에 걸리지 않으면 그동안 납부한 보험료 원금과 일정 수준의 이자를 비과세로 환급받을 수 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치매보험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치매 환자 급증과 비용 부담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는 올해 약 97만명(노인 인구의 9.2%)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2026년에는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비용도 2023년 2200만원에서 지난해 2700만원 규모로 늘며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가 되다보니 치매보험 수요가 있는 편”이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치매 쪽에 관심이 많아 관련 상품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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