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구암대 바위군...'인위적 타공 흔적 다수' 발견

하동 구암대 바위군...'인위적 타공 흔적 다수' 발견

기사승인 2025-09-09 17:10:51
지난 2022년 3월 하동문화원에 의해 옥종면 대곡리 구암대 바위 일원에서 성혈 바위군이 발견된 바 있다. 성혈은 굼, 알구멍 등으로 불리는 암각화로서 전국적으로 지석묘와 청동기 시대 관련 유구에서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청동기 시대 의례유적이다.

이후 하동군은 경상국립대 박물관의 협조를 받아 유적을 확인하고, 2023년 5월 경남연구원에 기초조사를 의뢰했다. 경남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라 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돼 2024년 대곡리 암각화군 정밀지표조사용역을 실시하는 한편 주위에 보호책을 설치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해 왔다.

지표조사 용역 결과 구암대 암각화의 6개 바위에 1000개 이상의 암혈이, 주변 윷바위 암각화에는 2개의 바위에 윷판형 암각화와 13개 이상의 암혈이, 대곡리 모선재 암각화에서는 12개의 바위에 모두 222개 이상의 암혈이 확인됐다.

특히 구암대 암각화는 단일 바위 최대 규모의 암혈바위 유적으로 주목돼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이번 조사를 통해 대곡리 암각화군과 유사한 암혈 유적이 옥종면뿐만 아니라 악양면과 횡천면, 금성면, 양보면 등지 44개소에 분포하는 것도 확인됐다. 

2024년 8월 지형 및 지질 전문가 자문단의 현장 조사를 통해 바위에 인위적 타공 및 연마 흔적이 명확히 관찰됨을 확인했다. 자문에 참석한 신재열(경상국립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구암대 일대 다수의 것에서 인위적 타공과 연마의 흔적이 관찰되는바, 이것은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나는 암상 형태와는 구별되는 바가 명확하다"며, "하지만 성혈을 만든 최초 제작 과정에서 대상 암석에 자연 발생한 홈이나 작은 동공을 활용해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최초 제작 과정과 제작 이후에도 수천 년 이상의 기간 동안 풍화를 받아오기 때문에 성혈이 자연적 풍화작용에 의한 현상이라는 주장이 있다. 따라서 하동군은 오는 11월 분야별 전문가와 학술발표회를 개최해 옥종 성혈의 역사적, 문화유산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질학적인 가치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역사문화교육의 장으로, 농촌 체험과 지역축제와 연계한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해 대곡리 암각화군을 비롯한 옥산서원, 조지서 묘비, 고성산성, 북방리 지석묘 등 옥종면에 산재한 역사문화유산을 탐방하고 체험하는 역사문화 관광코스로 개발 활용할 계획이다.
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
강연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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