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은 머무는 공간에서 완성됩니다. 직접 보고, 자고, 느낀 경험을 솔직히 담았습니다. [체크인] 시리즈는 독자 여러분의 다음 여행지를 고를 때 든든한 안내서가 되길 바랍니다. 낯선 숙소에 첫발을 내딛는 설렘처럼, 이 기록이 여러분의 여행에도 작은 설렘을 더해주면 좋겠습니다. <편집자주>

“소노캄 경주에서 유유자적(悠悠自適)하게 흐르는 시간을 만끽해보시길 바랍니다.”
소노벨 경주가 전면 리모델링을 거쳐 ‘소노캄 경주’로 새 단장을 마치고 26일 공식 개관한다. 5성급 프리미엄 리조트로 격상된 이번 재개관은 ‘신라의 하늘과 달빛을 담은 유유자적한 경험’을 콘셉트로 내세웠다.

정종훈 소노인터내셔널 호텔앤리조트부문 한국동부 총괄임원은 18일 소노캄 경주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소노캄 경주는 단순한 리모델링을 넘어 5성급 시설과 프리미엄 서비스를 갖춘 차별화된 리조트로 거듭났다”며 “고객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한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객실은 한국적인 특징을 살렸다. 리모델링 후 개관하는 리조트 특성상 층고를 새롭게 높일 수는 없었지만, 낮은 층고가 답답하지 않도록 한국적 미학을 강조한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신라의 문화적 맥락을 반영해 한옥의 툇마루와 창호를 연상시키는 디테일을 더했다.
전통 가옥 특유의 낮고 깊은 공간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머무는 공간 자체가 경주의 시간 속에 녹아드는 경험’으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또, 객실 내 조명은 일부러 최대 밝기를 낮췄다. 조도를 최소화해 객실 내에서 마주하는 경주의 전경이 빛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록 의도했다.
실제로 기자가 묵은 객실에서 아침에 커튼을 열자, 고요한 보문호수가 시야에 들어왔다. 물안개가 옅게 깔린 호수 풍경이 객실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객실 한쪽에 놓인 다기 세트로 차를 우려 마시며 잠시 머무는 시간도 가능했다. 차향과 함께 창밖 풍경을 바라보니 ‘유유자적’이라는 소노캄의 콘셉트를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최상위 객실인 PRS(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은 국내 최대 규모로 마련했다. 고위급 인사가 방문할 수 있도록 전용 출입구와 회의실·사우나·피트니스룸·주방까지 갖췄다. 정 임원은 “VIP 고객에게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고, 신라 문화예술을 모티브로 디자인해 단아한 품격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소노캄 경주가 공을 들인 부대시설은 ‘웰니스 풀앤스파’다. 이름 그대로 ‘유유자적’한 여유를 선사하기 위해 조성된 공간으로, 현장에서 확인한 시설은 온천수를 활용해 운영되고 있었다.
웰니스 풀앤스파는 신라 시대의 원 궁원인 동궁과 월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이라고 소노인터내셔널은 소개했다. 낮에는 하늘과 자연의 푸른 빛을, 밤에는 은은한 조명이 비추는 수면의 풍경을 품는다.
웰니스 풀앤스파에서는 온천수의 따뜻한 온기에 몸을 담그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야외 스파로 나서자 탁 트인 보문호수가 시야에 들어왔다. 수심이 깊지 않아 물놀이보다는 풍경을 바라보며 쉬기에 적합했다.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감각 속에서 호흡을 가다듬다 보니 ‘쉼’을 강조한 리조트의 의도가 자연스럽게 전해졌다.

현장 질의응답에서는 운영 전략과 고객 타깃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정 총괄임원은 “가족 단위 고객은 여전히 핵심이지만, 연인·마이스 고객층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다도 체험이나 ‘느린 아침 세트’ 같은 콘텐츠를 통해 ‘느림’과 ‘사색’을 체감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차별성과 관련해 그는 “소노캄은 호텔 등급 심사에 얽매이지 않는 리조트형 5성급으로, 피트니스 시설은 과감히 제외했다”며 “호텔과 리조트를 결합한 고유의 포트폴리오가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온전히 ‘쉼’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손선원 홍보 담당임원도 “소노캄은 지역 문화와 자연을 리조트 내부로 끌어들여 설계한 브랜드”라며 “이번 리뉴얼에서도 경주의 역사와 신라 문화를 디자인에 적극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오는 11월 열릴 APEC 정상회의와 관련한 질문도 이어졌다. 경주 지역 호텔들은 행사에 맞춰 발빠르게 준비에 나서고 있다. 라한셀렉트경주는 최고층 객실을 국제 행사 기준에 맞춰 전면 개보수해 ‘프레지덴셜 스위트 웨스트’와 ‘프레지덴셜 스위트 이스트’ 등 PRS 객실 2곳을 마련했다. 신라 왕실의 별궁 임해전에서 영감을 받아 전통미와 현대적 감각을 조화시킨 공간으로 꾸몄다는 설명이다.

소노캄 경주 역시 APEC을 앞두고 VIP 맞춤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정상회의 기간에는 일반 투숙객을 받지 않고 외국인 VIP와 수행원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정 총괄임원은 “개관을 이미 1년 전부터 준비해왔으며, 20개 사업장에서 선발한 베테랑 직원을 배치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비건·할랄 등 특별식도 마련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 임원 역시 “셧다운 기간 동안 인력 재배치와 교육을 진행해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외국인 고객 서비스도 대비하고 있다. 정 총괄임원은 “외국인 고객에게 별도의 서비스를 구분하기보다, 언어·식음·어메니티에서 맞춤 대응이 가능하도록 준비했다”며 “외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다수 배치해 소통에도 불편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객실 구조 변화, 워터파크 공간의 프렌스파 전환, 예술작품과 조경 콘텐츠 추가, 북카페 신설, 카페·베이커리 교체 등으로 품질을 높였다”며 “프리미엄 5성급 리조트에 걸맞은 콘텐츠로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