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위협 커지는데…금융권 IT 인력은 ‘정체’

해킹 위협 커지는데…금융권 IT 인력은 ‘정체’

5년간 전체 금융업권 IT 인력 평균 10% 수준
손보사는 8% 불과
“금융당국, 법령으로 인력 확보 강화 필요”

기사승인 2025-09-22 09:44:37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대규모 해킹 사고로 인한 고객 정보 유출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최근 잇따른 해킹과 전산장애 등 사이버 보안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금융권의 IT 인력 비중과 신규 채용 규모가 수년째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AI 전환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보안 대응의 최전선에 있는 인력 확충은 뒷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국회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주요 금융업권 IT 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5년 8월 말 기준 6개 금융업권 전체 임직원 22만9271명 가운데 IT 인력은 2만6137명으로, 전체의 11%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2021년 9%에서 2023년 10%, 2024년 11%로 소폭 늘었지만, 최근 5년간 평균은 10%대에 머물러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업권별로는 카드업권의 IT 인력 비중이 20%로 가장 높았고, 이어 생명보험(15%), 증권(11%), 저축은행(11%), 은행(10%), 손해보험(9%) 순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현대카드(28%), AIA생명(34%), 토스증권(61%), 카카오뱅크(50%), 카카오페이손보(48%) 등이 업권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기업은행(6%), DB생명(6%), 코리아에셋투자증권(2%), 안양저축은행(2%), 흥국화재(5%) 등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최근 해킹으로 297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롯데카드는 IT 임원 비중이 7%에 불과해 카드업권 중 가장 낮았다.

인력 채용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금융권 전체 신규 채용에서 IT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4%에서 2023년 11%로 하락했고, 2024년에도 11%대가 유지됐다. 업권별로는 카드업권이 신규 채용 인원의 55%를 IT 인력으로 충원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지만, 은행업권은 8%, 손해보험업권은 6%에 그쳤다. 디지털·AI 경제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IT 전문 인력 수요가 급증하는 흐름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강민국 의원은 “디지털·AI 경제의 확산에 따라 전 산업군에서 IT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금융업권 IT 인력 비중은 10% 수준에다 그마저도 채용이 감소하고 있어 해킹 등 사이버 위협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 당국은 국내·외 사례 및 업계 의견 등을 수렴해 ‘전자금융거래법’의 하위 규정에 대폭 강화된 IT 인력 확보 수준을 명문화시키고, 정보유출 등 중대한 금융 IT사고 발생 시 징벌적 과징금 부과 등의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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