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퇴직연금 활성화 일환으로 국내 자산운용업계를 독려해 출시한 ‘디딤펀드’가 출시 1년을 맞았다. 25개사의 평균 수익률이 10% 넘어서는 등 우수한 성과를 거두며 연금시장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수익률 비교 등이 어려워 고객 입장에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아쉽다는 지적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총 25개사 디딤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1.7%다. 상위 10개사 평균 수익률은 15.75%다.
수익률 1위 대신자산운용 20%...평균 수익률 웃돌아
지난 1년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디딤펀드는 △대신디딤올라운드자산배분증권투자신탁이다. 1년간 수익률은 20.1%에 달했다. △신영디딤자산배분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이 18.5%로 두 번째로 수익률이 좋았고,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의 △한국투자디딤CPI+증권투자신탁이 18.4%로 3위를 기록했다. △에셋플러스디딤굿밸런스(17.7 %)와 현대인베스트먼트디딤글로벌멀티에셋스마트EMP(16.7%)도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IBK자산운용·유진자산운용·키움자산운용 등은 평균 수익률을 하회하며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디딤펀드는 지난해 9월 금융투자협회 주도로 25개 자산운용사가 함께 출시한 밸런스드펀드(BF) 상품이다. 연금 특화 자산배분 펀드로 주식·채권·대체자산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생애 주기에 맞춰 비중을 조절하는 생애주기형 타깃데이트펀드(TDF)와 달리 투자자의 나이나 은퇴 시점과 무관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식 편입 비율은 50% 미만, 투자부적격적채권은 30% 이하로 제한해 위험성을 낮췄다. 15개 상품은 작년 9월 신규 출시 상품이고 나머지는 기존에 있던 자산배분형 펀드를 개편했다.
특히 서유석 회장이 국민의 안정적인 자산형성과 장기투자환경 조성을 위한다는 목적 하에 취임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공을 들인 사업이다.
업계에서는 기간 대비 수익률 등을 고려하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장기로 봐야 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아직 1년 추이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수익률이 더 놓아질 가능성이 커 출시 취지에 맞는 상품이라고 볼 수있다”고 설명했다.
“홍보 부족· 접근성 문제 해결해야”
다만 일각에서는 디딤펀드가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선 더욱 적극적인 홍보와 접근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출시한지 1년이 지났지만 디딤펀드에 대해 잘 모르는 투자자가 많다. 현재 디딤펀드는 일부 은행 계열사가 있는 운용사를 제외하고는 증권사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상품의 특성상 안정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고객이 많은 은행에서 판매를 적극적으로 해주면 좋은데 여러 이해관계상 그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최근엔 온라인으로 상품 비교와 가입을 많이 하는데 디딤펀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실제로 25개사에서 판매하는 디딤펀드의 수익률을 비교하려면 각 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확실하게 수익률을 수치로 제시하지 않은 운용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에 25개사의 디딤펀드 상품은 한눈에 볼 수 있는데 수익률까지 나오지는 않는다”면서 “아무래도 ‘각사 수익률=각사 운용 능력 순위’라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곳에 수치를 모아두기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서유석 회장의 금융투자협회장 임기는 오는 12월 31일로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서 회장의 연임 도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와 이현승 전 KB자산운용·SK증권 대표가 출마를 선언했다. 이외 정영채 메리츠증권 고문(전 NH투자증권 사장), 박정림 SK증권 사외이사(전 KB증권 사장)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