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운영 4개월과 연간 12억여 원의 예산에도 불구하고 수목은 썩고 잡초는 무성했으며, 프로그램 운영은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개원 닷새째 기준 누적 관람객 8만6347명, 정원식물·가드닝팁·민간정원 소개 등 40개 콘텐츠를 운영했다고 하지만, 정작 방문객들은 “볼거리와 체험이 부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기대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본관 내부에는 안내 자료나 체험 프로그램 정보가 거의 보이지 않았고, 방문객이 어떤 방식으로 문화원을 즐길 수 있는지 알려주는 가이드도 찾기 어려웠다.

본격적인 정원 전시 공간에서는 일부 나무가 거뭇하게 썩어 있었고 잡초는 성인 허리춤까지 자라 안내판을 삼켜버렸다. 습지정원은 아예 출입을 금한 상태로, 수풀과 정원을 구분조차 할 수 없었으며 정원을 잇는 대나무 다리는 조악해 한눈에 봐도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연인과 함께 온 대학생 A씨(22)는 “국립이라는 간판을 믿고 왔는데 흙바닥과 잡초가 대부분이라 황당하다”며 “동네 뒷산을 산책로 삼아 걷다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담양에 거주한다는 60대 노부부는 “오랜 기간 준비하며 세금이 수백억 원 들어갔다는데 이 정도 관리라면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모르겠다”며 “적어도 개원한 날에는 완성된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담양군은 이를 주춧돌 삼아 '자연이 숨쉬는 정원 수도'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올해 국립정원문화원 운영 및 사업비는 12억4100만 원, 문화원 측은 그간 정원식물, 가드닝팁, 민간정원 소개 등 40개 콘텐츠를 운영해 지난 22일 기준 8만6347명의 방문객을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체험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문화원 관계자는 “수해 피해로 수목 피해가 극심해 복구가 촉박했다”며 “문화원 내부 정원은 담양군 위탁 방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정비 과정에서 행정 절차가 길어졌고, 수목 납품 업체도 출장 정비에 소극적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직 운영 초기라 미흡한 점이 있고 개선이 필요하는 의견에도 공감하고 있다”며 “국민 삶과 함께하는 정원문화 확산을 목표로 하는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활용해 시민과 함께 문화원 내 정원을 충실히 가꿔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4개월간 임시 운영 기간을 거치고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해명이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국립’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위상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관리 성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