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시선]우범기 시장 ‘보은인사 집합체’ 된 전주시설공단

[편집자시선]우범기 시장 ‘보은인사 집합체’ 된 전주시설공단

자격 미달 논란에도 ‘선거캠프 출신’ 이정우 본부장·신현영 팀장 임용
이연상 이사장도 선거 때 기여설, 인사 모범기관이 ‘복마전’ 전락 우려

기사승인 2025-10-02 17:58:54
전주시설관리공단이 위치한 화산체육관 전경

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북특별자치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설관리공단이 최근 공개모집을 통해 채용해 이달부터 출근하고 있는 이정우 시설본부장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전주시설공단은 이석현 전 경영본부장이 전주시장 비서실장으로 임용되면서 발생한 공석을 채우기 위해 채용 절차에 들어갔는데 내정설이 돌던 인사가 임용되면서 공채 과정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신임 본부장은 민선8기 우범기 전주시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다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전주시장 비서실에서 6급 공무원 3년 재직 후 전주시설공단 임원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전주시설공단이 임원 공개모집 공고를 통해 제시한 응모 자격은 ‘국가 또는 지방공무원 5급 이상 또는 이에 상당하는 직위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로 되어 있어 6급 공무원으로 3년 일한 이력이 전부인 이 본부장은 기본적인 응모 자격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송준상 전주시설공단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장은 ‘서류심사와 면접 절차를 거쳐 공고문에 제시된 자격 기준에 따라 위원들이 평가 이상이 없다고 판단해 3배수 중 1명으로 추천했다’고 하지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또 전주시설공단은 지난 상반기에도 홍보마케팅팀을 신설하고 팀장급 직원을 ‘원 포인트’로 채용하면서도 기존 실무자보다 낮은 자격 기준을 적용해 논란이 일었었다. 
전주시설공단은 당시 응시 자격으로 △학사학위 취득 후 1년 이상 홍보 또는 마케팅 분야 실무경력 △3년 이상 해당 분야 실무경력 △8급 또는 8급 상당 이상 공무원으로 2년 이상 해당 분야 실무경력 보유자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자격 기준은 지난 2018년 홍보 담당 직원을 채용할 당시 △학사학위 취득 후 4년 이상 경력 △7년 이상 해당 분야 실무경력 △7급 또는 7급 상당 이상 공무원 또는 지방공기업에서 2년 이상 등 보다 크게 완화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응시 자격을 학사학위 취득 후 필요 경력 4년에서 1년으로, 해당 분야 실무경력 7년에서 3년으로, 공무원 경력 요건도 7급에서 8급으로 기존 실무자 자격 기준보다 크게 낮췄고 채용 절차도 간소화해 필기시험 없이 서류심사와 면접만으로 신현영 팀장을 선발했다. 

전주시설공단의 두 차례 ‘파행적 인사’ 채용에는 누구나 보면 알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두 합격자 모두 우범기 전주시장 선거 당시 캠프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는 인물로 채용 과정이 특정인을 염두에 둔 ‘형식적 절차’였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공고 전부터 내정자로 거론된 특정 인물이 ‘역시나’ 최종 합격해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우 시장이 측근들에게 자리를 챙겨 준 ‘낙하산 인사’란 비난이 나올 수밖에 상황이다. 

또한 전주시설공단은 지난 4월 상반기 정규직 공채에서도 특정 직렬 합격자를 채용 규정을 위반하고 선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주시가 감사를 요구해 자체 감사 중이다. 전주시설공단은 필기시험에 떨어진 지원자를 뒤늦게 합격 처리한 후 면접시험에 응시토록 해 최종 선발한 것인데 이 또한 ‘특혜 낙하산 인사’의 개연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소리가 나온다.

사실 이연상 이사장이 취임할 때도 배경을 둘러싸고 많은 말들이 있었다. 전주시설공단 이사장은 전주시에서 근무한 서기관급이 맡아왔던 관례에 비춰 이 이사장의 응모는 이례적으로 평가됐다.

이 이사장은 김종규 전 부안군수 재임 시절 부군수로 함께 근무했던 이력이 있는데, 김 전 군수가 우 시장 선거캠프에서 사실상 멘토 역할을 했고 선거 과정에서 함께 활동했던 이 이사장을 강력히 추천했다는 설이 파다했다.

결국 이사장을 비롯해 임원인 본부장 자리 등 전주시설공단의 주요 자리에는 우 시장과 지근거리에 있는 인사들이 모두 차지하는 모양새가 됐다. 공단의 인사 채용이 소위 ‘보은 인사’, ‘회전문 인사’ 창구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전북지역 공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경영인증원(KMR)에서 모범 공공기관에 수여하는 ‘공정채용 우수기관’ 인증을 지난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받은 전주시설관리공단이 복마전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특정인을 염두에 두거나 선거캠프 인사를 채용하기 위해 자격 기준을 바꾸고 자격 기준에 못 미치는 인사를 선발하는 일은 공기업의 역량을 약화시키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한다. 

우범기 시장의 ‘보은 인사 집합체’가 돼버린 전주시설관리공단, 내년 6월에 실시될 민선9기 지방선거에서는 어떠한 모습으로 운영될지 미래가 암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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