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체포적부심사…‘부당한 체포’ 주장 vs ‘6번 출석 불응’ 비판

이진숙 체포적부심사…‘부당한 체포’ 주장 vs ‘6번 출석 불응’ 비판

기사승인 2025-10-04 16:57:00 업데이트 2025-10-04 17:07:06
국가공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압송되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57)이 4일 체포적부심사를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했다. 이 전 위원장은 출석 길에 “저를 체포하고 구금하는 데는 국민도 없고, 주권도 없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위원장이 경찰의 출석 요구를 6차례 불응한 점을 강조하며, 이번 체포는 정당한 절차였다고 평가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45분쯤, 호송차를 타고 서울남부지법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10월 2일에 저와 함께 이렇게 수갑을 차고 체포 구금된 것은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과 대통령실은 제가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와 맞지 않다고 해서 저를 물러나라고 했고, 제가 사퇴하지 않으니까 기관까지 없애버리고 저를 자동으로 면직시켰다. 이것이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국민 주권 국가입니까?”라고 말했다. 

체포적부심사는 수사기관의 체포가 부당하다고 여겨질 경우 법원에 그 적법성을 가려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를 말한다. 법원은 24시간 이내에 판단을 내려야 하며, 법원이 체포가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피의자는 석방된다. 이번 체포적부심사는 이 전 위원장 측이 신청했다.

그는 보수 성향의 유튜브 채널에서 특정 정당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며 공직자로서 정치적 활동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22년 대선과 보궐선거 시기, SNS와 국회 발언 등을 통해 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며 특정 후보자의 낙선을 도모했다는 혐의도 있다. 경찰은 혐의 조사를 위해 지난 8월 12일부터 지난달 19일까지 총 6회에 걸쳐 서면으로 출석요구서를 발송했으나 불응했다며 지난 2일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이 전 위원장 측은 출석에 불응하지 않았기에 체포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9월 27일로 조사 일정이 협의된 상태에서 경찰이 임의로 추가로 출석을 요구해 출석 불응이라는 명분을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이날 현장에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나와 체포가 부당하다는 주장에 힘을 보탰다. 조배숙, 김장겸, 박수민, 배현진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원에 방문해 체포에 대한 의견을 표명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당한 체포였다는 입장이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이 전 위원장 체포의 본질은 법과 원칙에 따른 응당한 법 집행의 결과”라며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정치경찰’, ‘국면 전환용’, ‘기획 수사’ 등은 명백한 사실 왜곡이며, 범죄 의혹을 정치적 프레임으로 덮으려는 구태 정치의 반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은 총 6회에 걸쳐 이 전 위원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그는 모두 거부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사법 절차를 회피하려는 태도가 반복됐기 때문에 법원은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이라며 “체포는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고 법을 무시한 공직자에게 내려진 민주주의 사회의 필연적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문금주 원내대변인도 “일반 국민이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전 위원장은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 등 중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가 있음에도 경찰의 출석요구를 안하무인격으로 무시하며 반복적으로 불응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전 위원장은 본인이 초법적 존재라도 되는 마냥 착각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 전 위원장의 행보에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전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여섯 번이나 출석을 요구했는데 불응한 사람이 대통령이 시켰느냐도 아니라 대통령 이름을 막 불렀다”며 “이는 타깃이 있는 것으로 지방선거가 됐든, 본인이 출연했던 강경 극우 유튜브 구독자가 됐든 정치적인 것을 노린 것”이라고 발언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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