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적인 브리티시 무드와 현대적 실용주의가 교차한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UNIQLO)가 영국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과 다시 한번 손잡고 선보이는 ‘2025 FW 유니클로 and JW 앤더슨(UNIQLO and JW ANDERSON)’ 컬렉션이 오는 17일 출시된다.
JW 앤더슨과의 협업은 매 시즌마다 빠른 품절을 기록하며 유니클로 협업 라인업 중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번에도 클래식과 실용성의 균형을 섬세하게 조율하며 FW 시즌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전통에서 시작된 구조적 접근, ‘브리티시 윈터웨어’의 재해석
이번 컬렉션의 핵심은 영국 전통 아웃도어 웨어에서 영감을 받은 구조적 디자인이다. 대표 아이템인 ‘퍼프테크 유틸리티 재킷’은 클래식한 헌팅 재킷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실용성을 극대화했고, ‘코듀로이 워크 팬츠’는 영국식 워크웨어 특유의 포켓 디테일을 통해 기능성을 강조했다. 판초는 담요와 아우터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용도 아이템으로, 야외 활동과 도심 라이프스타일 모두에 어울리는 활용도를 보여준다.
앤더슨은 이번 협업에 대해 “전통적인 브리티시 윈터웨어에 편리함과 위트를 더했다”며 “유틸리티 재킷과 판초를 비롯한 클래식 아이템과 함께 옥스포드 셔츠, 청바지 등 시그니처 제품에도 따뜻한 색감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과거의 헤리티지를 복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인의 일상에 맞춘 실용성을 가미한 점이 눈에 띈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주목할 변화는 팬츠 실루엣이다. 한동안 이어졌던 와이드 트렌드에서 벗어나 정제된 스트레이트 핏으로 전환하며, 최근 글로벌 남성복·여성복 전반에서 부상하는 슬림 라인의 흐름을 적극 반영했다. 실루엣의 변화는 단순한 디자인 트렌드를 넘어, 착용자의 움직임과 일상성에 보다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기능적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특히 기존 인기 제품군에 없던 다크 오렌지 컬러가 새롭게 추가된 것도 눈길을 끈다. 데님 블루나 차콜 그레이처럼 무난한 색채 대신, 브라운에 가까운 오렌지를 채택한 것은 색감 자체를 스타일링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읽힌다. SPA 브랜드에서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색상을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체크, 플란넬, 텍스처…‘클래식’ 안에서 완성된 디테일
소재와 패턴에서도 디테일을 향한 섬세함이 엿보인다. 이번 시즌 주요 셔츠 제품군에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주목받아온 옴브레 체크를 JW 앤더슨 특유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아이템이 포함됐다. 보다 유려한 형태의 체크 패턴과 오픈 칼라 구조는 레이어드 스타일링을 염두에 둔 설계이며, 단독 착용뿐 아니라 티셔츠나 니트와의 조합도 용이하다.
소재 역시 브러시드 코튼 플란넬을 사용해 겨울철 이너웨어로서의 활용도를 높였다. 촘촘하고 부드러운 텍스처는 보온성을 유지하면서도 실루엣을 망치지 않아 기능과 스타일 모두를 잡았다. 이 외에도 두 가지 컬러가 조화를 이루는 헤링본 램스울 크루넥 스웨터, 크롭 기장의 퍼프테크 쇼트 재킷 등이 다양한 스타일링 가능성을 제시한다.
유니클로와 JW 앤더슨 협업이 매 시즌마다 ‘품절 대란’을 일으키는 이유는 단순한 브랜드 인지도에 있지 않다. 트렌드, 기능성, 가격 경쟁력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고르게 충족시키며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겨냥해왔기 때문이다. 매년 새롭게 출시되는 협업 양말 라인업 역시 높은 충성도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베스트셀러다.
이번 컬렉션은 일상적 착장 안에서 자연스러운 변화를 유도한다. 트렌드를 따르되 과하지 않고, 클래식을 재해석하되 실용성을 해치지 않는 태도가 JW 앤더슨 협업의 일관된 정체성으로 해석된다. 매일 입는 옷이지만 그 안에서 스타일과 기능의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2025 FW 유니클로 and JW 앤더슨’ 컬렉션은 일상 속 패션의 진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답이 된다.
한편 해당 컬렉션은 오는 17일부터 전국 유니클로 매장 및 온라인 스토어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매장별 판매 제품 구성은 일부 다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