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막투석 10년 내 소멸 위기…“제도 개선 시급” [2025 국감]

복막투석 10년 내 소멸 위기…“제도 개선 시급” [2025 국감]

복막투석 13.8%→7.7% 매년 감소
“향후 5년 내 복막투석 전문의 찾기 힘들어질 수도”

기사승인 2025-10-14 10:39:47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투석을 받고 있다. 신대현 기자

지난 2019년 말부터 운영 중인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에서 복막투석 비율이 매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개선 없이 방치할 경우 진료 인프라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4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건강보험 연도별 투석 환자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신장투석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동안 혈액투석 비율은 2015년 86.2%에서 2024년 92.2%로 높아진 반면, 복막투석 비율은 13.8%에서 7.7%로 매년 낮아졌다. 보건복지부는 복막투석 환자의 안전한 자가 관리를 위해 교육·상담을 제공하는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2019년 12월부터 운영 중이다. 

관련 학계는 복막투석 비율이 줄어드는 배경으로 낮은 보상 수준 등 시범사업의 구조적 문제를 꼽는다. 대한신장학회가 지난 8월25일~9월5일 병원급 이상 복막투석 담당 신장내과 의사 112명(상급종합병원 68명, 종합병원 42명, 병원 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복막투석 수련교육이 충분한지 물었더니 5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교육 시수가 줄었다’ 67%, ‘수련의의 복막투석 진료경험이 줄었다’ 77%, ‘복막투석 도관삽입술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 80% 등 핵심 역량 약화가 확인됐다. 응답자의 81%는 “전문의 취득 이후 복막투석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복막투석 환자 감소가 이어지면서 관련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 8월 국내 유일 복막투석 장비 제공업체였던 보령제약이 사업을 철수한 상태로, 현재는 미국계·독일계 업체가 시장을 형성했다. 신장학회는 “복막투석 환자 수 감소세가 계속되면 해외 업체마저 철수를 검토할 수 있다”며 “현 추세가 지속되면 10년 내 복막투석 환자가 2% 미만으로 소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 의원은 “수련 붕괴, 전문의 인력 붕괴, 진료 인프라 붕괴의 악순환이 우려된다”며 시범사업 효과 분석을 토대로 낮은 보상 구조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현 전문의가 퇴직하고 현재 수련의가 전문의가 되는 향후 5년 내 복막투석 전문의를 찾기 힘들어질 수 있다”면서 “복막투석 환자 비중 하락을 되돌리기 위해 시범사업 연장 또는 본사업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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