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이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산업자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메탄은 대기 중 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대표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보다 84배 높은 온실효과를 유발하지만, 이를 줄이는 자연적 흡수 경로는 매우 제한적이다. 때문에 이번 성과는 메탄을 산업자원으로 전환해 환경과 산업 양측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친환경 바이오소재 생산을 위한 바이오촉매와 인공미생물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AI 설계·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바이오파운드리로 이소프렌 합성효소 개선
생명연 국가바이오파운드리사업단 이승구 박사팀은 산업적 활용이 가능한 바이오파운드리 자동화 실험체계를 구축, 메탄을 친환경 바이오소재로 전환하는 가능성을 실증했다.
바이오파운드리는 설계-제작-시험-학습(DBTL) 주기를 자동화·표준화한 첨단 연구 인프라로, 방대한 자료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더 나은 실험 방법과 유전자 설계법을 제시해 신소재, 의약품, 친환경 화학물질 등 바이오제품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자동화 실험체계를 레고 블록처럼 유연하게 조합하고 필요 시 대규모 실험으로 확장이 가능한 워크플로로 구성했다.
또 단백질 설계기술과 자동화 장비를 결합해 수백 종의 단백질 변이체를 신속히 제작·평가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실험 속도도 단계별로 최대 36배 높였다.
연구팀은 이를 이소프렌 합성효소(IspS) 개선에 적용했다.
이소프렌은 타이어, 접착제, 연료첨가제 등 산업 전반에 널리 쓰이는 핵심 원료지만, 기존 효소는 제대로 발현되지 않거나 활성이 낮아 산업적으로 활용하기에 제약이 많았다.
연구팀이 바이오파운드리 워크플로로 세 번의 서열 공진화 기반 설계-변이 라이브러리 제작-스크리닝 사이클을 수행해 300종의 변이체를 제작·분석한 결과 반응 효율이 최대 4.5배 오르고 내열 안정성도 향상됨을 확인했다.
또 개량된 IspS를 도입한 메탄자화균은 지금까지 보고된 것 중 가장 높은 메탄 기반 이소프렌 생산성을 달성했다.
이는 온실가스 메탄을 활용한 친환경 바이오소재 생산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AI와 결합한 바이오파운드리 기술이 차세대 바이오제조 혁신을 현실화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실제 개량한 효소를 메탄자화균에 도입한 결과 온실가스 메탄을 이소프렌으로 바꾸는 생산성이 크게 향상됨으로써 온실가스 저감과 화학원료 자급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박사는 “바이오파운드리 기반 바이오촉매 개량 워크플로를 구축해 바이오제조 혁신의 핵심인 개량 프로세스의 효율성과 처리 속도를 크게 높였다”며 “향후 고품질 데이터는 AI 설계와 학습을 더욱 정밀하게 만들어 바이오제조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교신저자 이혜원 박사는 “바이오파운드리 기술로 메탄자원 기반의 친환경 소재 생산 등 글로벌 현안 해결에 새로운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선도적인 자동화 기술과 데이터 분석 역량을 보유한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공공 바이오파운드리 ‘Agile BioFoundry’와 긴밀한 협력으로 진행됐고 연구결과는 지난달 12일 국제학술지 ‘Trends in Biotechnology(IF 14.9)’에 게재됐다.
(논문명 : Semi-automated biofoundry workflows for sequence coevolution-guided isoprene synthase engineering / 교신저자 : 생명연 이승구·이혜원·김하성 박사 / 제1저자 : Georgii Emeliano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