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른 전세 매물 감소 우려에 대해 전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5일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무조정실, 국세청 등 관계 부처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윤덕 국토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 과천시와 성남시 분당구·수정구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이들 지역에 대한 규제는 내년 12월31일까지 적용된다. 부동산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불법 거래 행위와 투기수요 근절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국무총리 소속으로 부동산 불법 행위 감독 기구를 설치하고 범정부적 역량을 결집해 부동산 불법 행위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다음은 국토부 관계자와 일문일답.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4개월 만에 3번째 대책이다.
-지금 부동산 시장이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우려로 불안 심리가 형성됐다. 이로 인해 수요 쏠림 현상과 함께 단기간 가격 급등 가능성까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단순한 규제지역 지정에 그치지 않고 토허구역 지정, 추가 대출 규제, 향후 세제 개편 방향까지 포함한 종합 대책을 마련해 발표한 것이다.
토허구역 지정에 서울시와 협의가 있었나.
-서울시, 경기도와 사전 협의를 거쳤다. 서울시, 경기도도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우려가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 늦기 전에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토허구역을 왜 내년 12월까지 유지하는 것인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가 내년 12월 말까지 토허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추가 지정한 지역도 기존 지정 지역과 기간을 맞추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향후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검토할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서울 전역을 토허구역으로 묶었다. 전세 시장 불안 요소가 커지지 않을까.
-토허구역으로 지정하면 2년 실거주 요건이 적용되기 때문에 전세 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고민했다. 하지만 실거주를 위해 기존에 거주하던 주택이 매물로 나오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전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보유세 추가 강화를 예고했다. 추가 규제 가능성을 대비해 단기간에 집값을 빠르게 올릴 가능성은 없나.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허구역으로 포괄 지정한 만큼 이번 대책이 시장 안정에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본다. 세제 개편이 예고됐다고 해서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도 강화됐는데 도심 주택 공급이 위축되는 거 아닌가.
-이번 조치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으로 투기 수요 유입을 막기 위한 것이지 공급을 직접적으로 제약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9·7 공급 대책을 통해 정비 사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고 초기 사업비 지원,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관련 내용을 담은 도시정비법 개정안도 이미 발의된 상태다. 정부는 후속 조치들을 신속히 추진해 도심 내 주택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다.
이번에 신설되는 조직이 부동산 감독원에 준하는 대형 조직이 되는 것인가. 규모나 인원은 어떻게 되나.
-조직의 구체적인 규모나 인원은 논의 중이다. 다만 이번 기구는 기존 국토부 내 부동산 소비자 기획단처럼 단순히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거나 조사하는 데 국한되지 않고 감독 권한을 강화하고 향후에는 수사로까지 연계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제외됐다.
-최근 주택 가격 상승은 매매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분양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분양가 상한제 부분은 별도로 검토할 계획이다.
이재명 정부가 생각하는 주거 안정이 뭔가.
-주택 가격 상승 또는 하락에만 국한하는 것은 아니다. 삶의 기본적인 주거 여건이 충족돼야 다른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데 집값 상승이 한강 지역 주변과 경기도까지 확산하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이 과열되고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