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년 선사유적서 미꾸라지 잡고 베이컨 굽고” [현장 스케치]

“6000년 선사유적서 미꾸라지 잡고 베이컨 굽고” [현장 스케치]

암사동 일대서 열린 제30회 강동선사문화축제 현장

기사승인 2025-10-20 16:59:46 업데이트 2025-10-20 16:59:55
강동선사문화축제 조형물 앞에서 시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인성 기자 

19일 오후, 맑은 가을 햇살이 비추는 서울 암사역 일대는 강동구 최대 축제인 ‘강동선사문화축제’를 찾은 인파로 붐볐다. 유모차를 밀며 나온 부부, 부모 손을 잡은 아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듯 걸어온 주민까지 다양한 시민이 행사장을 향했다.

“멀리 갈 필요 없죠. 매년 구경 오는 재미가 있어요.” 슬리퍼 차림의 한 주민이 말했다.

올해로 30회를 맞은 강동선사문화축제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열렸다. 첫날 드론쇼, 둘째 날 거리퍼레이드, 마지막 날 불꽃쇼로 이어지며 암사동 일대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행사장 입구에는 국화꽃과 선사시대 조형물이 설치돼 있었다. 조형물 앞에서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사진을 찍으며 순서를 기다렸다. 붉은 불꽃과 푸른 바다를 형상화한 기둥 아래에는 ‘제30회 강동선사문화축제’ 문구가 선명했다.

‘어린이 발굴조사단’이 모래 속에서 선사시대 유물을 찾고 있다. 황인성 기자 

축제장 안은 체험 중심으로 꾸려졌다. 노란 조끼를 입은 ‘어린이 발굴조사단’이 모래 속 유물을 찾고, 다른 부스에서는 아이들이 망치와 끌로 돌을 갈아 선사시대 도끼를 만들었다.

숲속 체험존에는 볏짚으로 만든 움집이 세워져 있었고, 아이들이 안을 들여다보며 “옛날 사람 집이래”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화덕에 베이컨과 소시지를 꽂아 굽는 ‘선사 바비큐 체험’을 즐기고 있다. 황인성 기자 

화덕 체험존에서는 시민들이 꼬치에 베이컨과 소시지를 꽂아 굽고 있었다. 고소한 냄새가 주변으로 퍼졌다.

상일동 주민 박모(38)씨는 “매년 오는데 올해는 30주년이라 규모가 더 크다”며 “아이도 배우고 어른도 쉬어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맨발로 물속에 들어가 미꾸라지를 잡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황인성 기자 

연못가에서는 인기 프로그램인 물고기 잡기 체험이 한창이었다. 아이들이 맨발로 물속에 들어가 그물을 흔들자 미꾸라지가 튀어 올랐다. “잡았다!”는 함성이 곳곳에서 터졌다.

소규모 무대에서는 포크송과 트로트 공연이 번갈아 이어졌다. 체험행사뿐 아니라 세대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고르게 구성돼 있었다.

행사장 전체가 가족 단위 관람객으로 북적이며 하나의 마을처럼 움직였다.

볏짚으로 만든 움집 안을 들여다보는 어린이와 시민들. 황인성 기자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30년간 지역주민과 함께 만들어온 축제”라며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강동의 자긍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제는 19일 막을 내렸지만, 암사유적 일대에서는 오는 24일까지 ‘야간 빛 축제’가 이어진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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