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림도 못 잡았던 VKS…그래서 더 감격한 ‘미르’ 정조빈·이규해 감독 [베이징 현장]

스크림도 못 잡았던 VKS…그래서 더 감격한 ‘미르’ 정조빈·이규해 감독 [베이징 현장]

VKS ‘미르’ 정조빈·이규해 감독 인터뷰
대만 강호 PSG 꺾고 롤드컵 감격 첫 승
연습 상대 없어서, 각 팀들 방 돌아다녀
4R서 BLG와 경기…“배운다는 자세로 임할 것”

기사승인 2025-10-21 06:00:10
이규해 감독이 19일 중국 베이징 스마트 e스포츠 센터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건 기자

“VKS가 부족한 모습을 보여줘서 같이 연습하기 싫은 건 당연하죠. 하지만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방마다 제발 스크림 해달라고 꾸벅거렸습니다. 연습을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LTA 2시드 비보 키드 스타즈(VKS)는 19일 중국 베이징 스마트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5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 3라운드 2패조 PSG 탈론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1로 승리했다. 벼랑 끝에서 살아난 VKS는 1승2패조로 올라갔다.

이날 승리 주역은 단연 ‘미르’ 정조빈이었다. 1세트 탈리야를 잡고 환상적인 지각변동을 선보인 그는 3세트에도 아칼리의 암살자 특성을 완벽히 살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정조빈은 경기 후 쿠키뉴스와 만나 “2023년 롤드컵 때 PSG에 져서 집에 갔었다. 복수에 성공해서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경기 플랜에 대해서는 “제가 압도적으로 우위라고 생각했다. 미드에 밴픽을 몰아주는 전략을 준비했다. 3세트에는 상대가 오리아나를 픽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가져가더라. 이왕 이렇게 된 거 자신 있는 조합을 꺼냈고 잘 풀렸다”고 설명했다.

경기력에 만족한다던 정조빈은 “하고 싶은 챔피언을 다 플레이했다. 다들 망설이지 않고 한마음으로 움직였다. 재밌게 게임했다”며 “팀에 합류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짧은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실력이 많이 늘었다. 롤드컵을 진행하면서 호흡이 굉장히 좋아졌다. 달라진 모습이 이번 경기에 잘 드러났다”고 전했다.

‘미르’ 정조빈이 19일 중국 베이징 스마트 e스포츠 센터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건 기자

이어 “팀에 처음 합류했을 때, VKS는 아마추어급 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이제 프로팀이 됐다”면서 “이기든 지든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선수들과 공유하고 있다.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같이 들어간다. 개인적으로도 타 프로들 개인 화면을 뒤지면서 라인전 구도를 배우고 있다. 실력이 발전하는 게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상대적 약팀인 VKS는 스크림 경기를 잡기도 힘들었다. 한국계 호주 국적인 이규해(크리스토퍼 리) VKS 감독은 호텔을 돌아다니며 팀들에 스크림을 부탁했다. 그렇게 꾸벅거린 결과, CTBC 플라잉 오이스터(CFO)와 연습 경기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연습 상대가 부족해, 궁여지책으로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LPL 선수들을 모으기도 했다. 

이 감독은 “VKS가 스테이지 1~2라운드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스크림하기 싫은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제발 한 판만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연습을 같이 진행한 팀들에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힘겨운 상황을 이겨냈기에 더 값진 승리였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정조빈은 “감독님의 노력이 다한 경기”라며 공을 돌렸다.

VKS는 4라운드에서 LPL 1시드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만난다. 정조빈은 “‘나이트’ 줘딩은 강력한 상대다. 준비를 철저하게 할 것”이라며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 배운다는 마음으로 경기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 감독은 “‘빈’ 천쩌빈과 ‘나이트’는 정말 뛰어난 선수들이다. 목숨 걸고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이징=김영건 기자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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