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영등포 쪽방촌 주민과 인근 거리 노숙인을 비롯한 건강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주 3회 찾아가는 진료를 시작했다.
시는 20일부터 매주 월·목·금요일 오후 2~5시 사이에 순회 진료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영등포 지역 재개발로 38년간 무료 진료를 이어오던 요셉의원이 서울역 인근으로 이전함에 따라 의료·진료 사각지대를 막기 위한 대책이다.
노숙인 시설인 영등포보현종합지원센터 부속의원과 쪽방촌에서 가까운 영등포보현희망지원센터가 순회 진료 지원을 맡는다.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에 대한 기초 건강검진, 간단한 진료와 치료를 진행하며, 상세한 검진이 필요한 경우 서울의료원·서울시립보라매병원 등 상급병원으로 연계한다. 이때 발생하는 본인 부담금은 서울시 노숙인 의료지원 사업을 통해 전액 지원된다.
시는 현재 건강관리가 필요한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 70여 명에게 간호사 정기 가정방문, 거리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오는 28일에는 서울의료원 등 서울시립 의료기관으로 구성된 나눔진료봉사단이 영등포 쪽방촌을 찾아 주민과 노숙인을 대상으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한편 지난해 영등포 쪽방촌 주민 217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주민 중 64.2%가 65세 이상으로 혼자 거주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63.2%가 본인 건강 상태가 나쁘다(매우 나쁨 18.2%, 약간 나쁨 45%)고 응답했다. 전체의 89.7%는 고혈압, 관절염 등의 질환을 앓고 있었다. 또 영등포역 주변에는 일 평균 약 10명의 노숙인이 거리에서 지내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60대 전후로 신체·정신적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윤종장 서울시 복지실장은 “추위가 찾아오면서 쪽방촌이나 거리에서 지내는 시민 건강에 대한 더욱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해졌다”며 “찾아가는 순회 진료를 통해 쪽방촌 주민과 거리 노숙인의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