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는 21일 낙하산 인사와 대표이사의 사외이사 선정과정 참여를 금지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이사회 측에 제출했다.
KB노협은 이날 오전 10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주제안서와 이를 뒷받침할 KB금융 주식 92만2586주(0.22%)에 대한 위임장을 같이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주제안서는 낙하산 선임 방지, 대표이사의 사외이사 선정과정 참여금지, 하승수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 등 크게 3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KB노협은 최근 5년 이내에 청와대, 행정부, 사법부, 국회, 정당 등에서 상시 종사한 기간을 합산하여 1년 이상인 자를 최종 퇴직일로부터 3년 동안 지주회사 대표이사 회장 및 상임이사, 계열사 대표이사 등의 후보자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지배구조위원회 규정 신설을 제안했다.
낙하산 방지를 통해 정치권력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KB노협의 포석이다.
여기에 KB노협은 사외이사추천위원회,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지배구조위원회 등 이사회 내 각 위원회에서 대표이사(회장)의 참여를 금지하는 내용도 제안했다. 이사회 내 각 위원회를 회장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게 함으로써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CEO의 경영책임성과 이사회의 독립성을 동시에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박홍배 KB국민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은 이날 “윤종규 회장은 당초 약속했던 부적격 사외이사 연임 제한을 어기고 지난 2 년간 사외이사의 전원 유임을 결정하였다. 현재의 선임 과정은 윤종규 회장에 의해 유임된 사외이사들이 다시 윤종규 회장을 선임하려는 것” 이라며 “소액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이러한 문제를 직접 바꿔 나갈 것”이라는 밝혔다.
아울러 KB노협은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을 주주제안서에 담았다. 현재 사외이사 가운데 2명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추구하는 단체의 추천을 통해 선임되었지만 이들만으로 회장을 견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승수 변호사는 이에 대해 “부족한 역량을 가진 사람이지만, 이런 생각에 KB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로 ‘주주제안’에 의해 추천되는 것을 받아들인다”며 “자산이 400조원이 넘는 KB금융그룹이 건강한 지배구조를 선도적으로 만들어나간다면, 그 파장이 동심원처럼 퍼져나갈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주주제안서에 담긴 이같은 제안은 다음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KB노협의 주주제안이 주총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과반수의 의결 정족수를 확보해야 한다. KB노협은 KB금융지주 주주들에게 위임장 제출을 요청하는 등 11 월 임시주총까지 안건 통과를 위한 의결 정족수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