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산림과학원이 임도와 숲가꾸기가 산불을 확산시킨다는 일부 환경단체와 학계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김용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장은 30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임도는 산불진화 인력이 현장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라며 “숲가꾸기 역시 산림의 가연설 물질을 줄여 산불 대형화를 막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먼저 임도에 대해 김 원장은 “임도로 산불진화 인력과 장비가 빠르게 진입해 초기대응이 가능하고, 특히 헬기 운영이 어려운 야간에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산림과학연구원은 지난 3월 발생한 경남 산청·하동 산불의 경우 임도밀도가 3.7m/㏊로 낮아 진화시간이 213시간 소요되고 3400㏊가 피해를 입은 반면, 하동 산불은 임도밀도가 11.3m/㏊로 높아 24시간 만에 진화한 사례를 제시했다.
김 원장은 “산청·하동에서 발생한 산불 때 임도 유무에 따라 진화시간이 최대 9배 차이가 났다”며 “산불피해 규모와 대응시간도 큰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임도가 바람길 역할을 해 산불을 확산시킨다는 주장도 일축했다.
산림과학연구원이 지난해부터 강원 고성과 경북 울진에서 분석한 임도와 바람의 방향 상관관계 연구결과 풍향과 풍속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풍향은 계절별로 계곡, 능선, 사면을 조사한 결과 바람이 임도를 가로지르거나 옆으로 진행되는 등 산림지형과 미세기후의 영향을 받고, 풍속도 지형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3월 산청, 하동 산불현장에서 임도주변 산불이 저지된 반면 임도가 없는 산림방향으로 산불이 확산돼 임도가 산불 확산을 촉진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숲가꾸기가 산림 내 인화연료를 줄여 산불 대형화를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도 공개했다.
산림과학연구원이 2021년 고성지역 소나무림에서 산불확산 모의실험을 진행한 결과 숲가꾸기를 한 경우 수관화 피해율이 35%로, 숲가꾸기를 하지 않은 곳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총 연소량 역시 숲가꾸기 지역이 ㏊당 1.6톤인 반면 미실시 지역은 6.2톤으로 4배 차이가 났다.
이와 관련해 2018년부터 전북 고창 편백림에서 3년간 진행한 낙엽층 산불 연료량 변화 연구에서도 솎아베기가 낙엽 분해속도를 45% 촉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숲가꾸기는 잎과 가지에 의한 우산효과를 줄여 헬기가 살포한 물의 지표면 도달율을 높여 대형산불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다”며 “숲가꾸기로 나무 간격이 넓어져 공중 진화 효율이 최대 2배 이상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