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게 표 구했는데”…공항 자회사 노조 파업 소식에 승객·항공업계 ‘혼란’

“비싸게 표 구했는데”…공항 자회사 노조 파업 소식에 승객·항공업계 ‘혼란’

전국공항노동자연대, 19일 총파업 예고
파업 진행 시 항공기 운항 차질 불가피
승객 "불안 고조"·업계 "상황 예의주시"

기사승인 2025-09-13 06:00:33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유희태 기자

최장 10일간의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전국 공항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항공권 예매를 마친 승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도 항공기 운항 차질 가능성에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15개 공항 노동자 1만5000여명이 소속된 전국공항노동자연대는 오는 19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연대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나머지 14개 공항 노동자가 가입한 전국공항노동조합으로 구성됐다. 두 단체가 공동으로 총파업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부분 공항 자회사에 소속된 노조원들은 활주로·청사 유지와 보수·소방·전기 설비 관리 등 공항 운영과 관련한 주요 업무를 맡고 있다. 연대 측은 △인천공항의 현행 3조 2교대 근무의 4조 2교대 전환 △전국 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의 불이익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행기 전국공항노조 사무총장은 “근무를 바꾸거나 누군가 대신 근무하지 않는 한 노무비 환수가 두려워 쉴 수 없다”며 “이로 인해 피로도가 상승하고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책임은 자회사 몫으로 떠넘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대 관계자는 “올 초 설 연휴 때에는 파업이 없었지만 공항마다 3~8시간 지연이 발생했다”며 “이번 파업에는 60% 이상이 참여할 예정이어서 결항까지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국 공항 노동자들의 파업 예고에 승객들은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긴 추석 연휴에 고향을 찾기로 한 승객 A씨(34)는 “비싸게 항공권을 예매했는데 공항 노조의 파업 소식 듣고 귀성길에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닐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 노조 파업과 관련한 대응책은 별도로 전달받지 못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항공업계도 이번 전국공항노동자 파업 여부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고한 대로 파업이 진행될 경우 승객들의 피해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승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항공사 차원의 철저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공항 자회사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며 “승객들의 피해 방지가 최우선인 만큼 철저하게 대응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얼마 전 캐나다 한 항공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하루 승객 약 13만명의 항공편에 차질이 빚어진 일이 있었다”며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이용자들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사례가 국내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 기관과 노조가 원만한 합의점을 빠른 시일 내에 찾아 누구도 피해 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송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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