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효과에 농심 주가 ‘폭등’…“상반기 부진 떨쳐낼 것”

‘케데헌’ 효과에 농심 주가 ‘폭등’…“상반기 부진 떨쳐낼 것”

기사승인 2025-09-13 06:00:33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GS25 편의점에 농심과 넷플릭스가 협업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농심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 한류 콘텐츠 열풍을 일으킨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훈풍이 해외 매출 증가로 작용해 농심의 하반기 주가 상승세를 견인할 것으로 진단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농심 주가는 지난 상반기말 39만3000원에서 전날 종가 기준 52만2000원으로 32.82% 급등했다. 이달 들어 10거래일 동안 수익률은 27.31%에 달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14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59만9000원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이같은 상승세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과 협업 소식의 여파로 풀이된다. 농심은 지난달 29일 자사몰에서 케데헌 캐릭터(루미·미라·조이)를 적용한 라면 6000개를 판매했다. 판매 수량은 1분40초만에 완판된 것으로 확인됐다.

케데헌은 케이팝 슈퍼스타 헌트릭스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영화다. 미국 소니 픽처스에서 제작했으나, 한국계 제작진의 철저한 문화 고증으로 글로벌 시장에 K-컬처 열풍을 크게 확산시켰다.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 헌트릭스 멤버들이 식품회사 ‘동심’이 판매하는 ‘신(神)라면’을 먹는 장면이 등장해 농심의 대표 제품 신라면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케데헌은 과거 넷플릭스 한류 열풍의 선봉장이었던 오징어게임을 넘어선 흥행을 구사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케데헌의 올 9월초 누적 시청수는 2억90000만회로 오징어게임 시즌1(2억70000만회)을 제쳐 넷플릭스 역대 최고 조회수 작품으로 등극했다. 아울러 케데헌 OST 앨범은 빌보드 200 2위, 수록곡인 Golden은 빌보드 핫 100 3주 연속 1위,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5주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농심이 케데헌 협업 이후 해외 판매 증가 효과로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과거에도 주력 제품이 글로벌 인기를 누린 작품에 등장해 매출과 주가 상승 효과를 누린 바 있어서다. 

지난 2020년 1분기 농심은 연결기준 매출액 6877억원, 영업이익 63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8%, 101.1% 급증한 수치다. 이같은 호실적은 영화 기생충이 같은해 2월 오스카를 수상하면서 작품에 나온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열풍 효과를 누린 것에 기인한다. 이에 따라 1분기 해외법인 실적은 25.9% 오른 167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농심 주가도 2020년초 23만7000원에서 1분기 실적공시일인 5월15일까지 37.13% 뛰었다.

올해 농심의 연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추산한 농심의 올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은 3조5556억원, 영업이익 182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40%, 11.8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18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7%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농심이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8% 줄어든 402억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본격적인 실적 제고가 전망된 셈이다. 

실적 제고를 뒷받침할 요인은 더 남아있다. 이달 11일 발표된 한국산 라면 수출 금액 잠정치가 9월1~10일간 5052만달러(약 700억원)으로 집계돼서다. 해당 기간 잠정 수출액은 올해 1~8월 월평균 수출 금액인 1억2000만달러의 41.3%에 달한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1~10일 수출데이터 잠정치에 케데헌 콜라보 물량이 반영됐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가장 큰 수혜가 전망되는 신라면 콜라보 제품의 미국 판매 물량은 현지 시설에서 직접 생산할 계획이기 때문”이라며 “해당 제품은 9월 중순부터 실적에 기여할 예정인 만큼, 본격적인 해외 법인 실적 개선은 4분기 이후부터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하반기 북미 법인의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 지난 7월 미주에서의 판가 인상(10% 초반) 효과가 3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수익성 및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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