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지가 강팀이긴 하지만, KT 경기력도 좋아졌습니다. 이제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노력해서 이번엔 꼭 이겨보겠습니다.”
고동빈 감독이 이끄는 KT 롤스터는 11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CK’ 플레이오프 1라운드 BNK 피어엑스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 주역은 ‘퍼펙트’ 이승민이었다. 이승민은 매 세트 탑을 든든하게 지키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0-1로 뒤진 2세트가 백미였다. 1세트를 완패하며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이승민은 크산테를 픽해 ‘캐리쇼’를 펼쳤다. 이승민 덕에 2세트를 따낸 KT는 분위기를 전환해 3~4세트도 이겼다.
경기 후 쿠키뉴스와 만난 이승민은 “BNK는 템포를 빠르게 올리는 팀이다. 반대 구도에서 확실하게 이득을 보려고 했다”며 “그걸 염두에 두고 경기했는데도 템포를 잘 따라가지 못한 것 같다. 따라가다가 늦은 느낌이 들어서 그게 신경 쓰인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겨서 다행이다. 하지만 다음 라운드부터 진짜다. 경기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신의 경기력에 75점을 준 이승민은 “초반 라인전 구도를 잘 잡지 못했다. 결과는 좋았는데 과정이 좋지 않았다. 경기력이 오늘 같다면, 상위 팀 상대로 힘들 것”이라고 자책했다.
올 시즌 이승민은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였다. 고점은 높으나 저점 방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를 인지하고 있다던 이승민은 “저도 제가 왜 그런 플레이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요즘은 ‘이상한 실수를 하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경기한다. 단순한 실수면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전에 제가 한 행동들을 보면 ‘왜 이랬나’싶다. 잊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승민은 “김무성 코치님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고 있다. 머리를 아예 신인 때로 리셋하려 한다”며 “라인전 구도를 잘 잡고, 이후에 어떻게 해야 최대한 이득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코치님과 얘기를 나눈다”고 설명했다.
팀 경기력에 관해 묻자, 이승민은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너무 부정적으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어서 70~80점을 주고 싶다”며 “제가 잘한다면 나머지 빈 점수가 채워질 것 같다. 꾸준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답했다.
KT는 지난 시즌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 문턱에서 T1에 2-3으로 패했다. 이승민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며 웃은 뒤 “지난해 너무나 아쉬웠던 순간이다. 그래서인지 올 시즌에는 롤드컵에 진출하고 싶다는 열망이 매우 크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과 함께 롤드컵에 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1라운드를 무난하게 통과한 KT는 2라운드에서 ‘리그 최강’ 젠지와 맞붙는다. 이승민은 “젠지는 반대 교환을 잘하고 교전이 훌륭한 팀”이라며 “교전에서 한 번 말리는 순간, 답이 없다. 교전을 신경 써야 젠지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