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피알은 자본준비금 감액 안건을 상정하기 위해 다음달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10일 에이피알에 따르면 이번 주총에서는 약 1343억원 규모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진다. 회사 측은 이 조치가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이며, 전환된 이익잉여금은 비과세 배당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피알은 앞서 지난해 7월, 2026년까지 3년 동안 매년 연결 기준 조정 순이익의 25% 이상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활용하겠다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 들어 여러 기업들이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뒤 이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감액배당’ 방식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감액배당은 자본준비금이나 이익준비금과 같은 법적 준비금을 줄여 그만큼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방식으로, 자본을 돌려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과세 대상이 아니다.
특히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세제상 이점이 크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에이피알의 경우, 김병훈 대표가 지난 3월 말 기준 지분 31.91%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해당 공시는 배당 준비 과정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공시로, 사전 준비 과정에 가깝다”며 “당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주주가치 극대화를 노력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같은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준비 단계를 밟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660억원, 영업이익 5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 97%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애경산업은 매출 1511억원, 영업이익 60억원으로 각각 10.7%, 63.3% 줄어들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에이피알이 기존 ‘뷰티 빅3’ 중 하나로 꼽히던 애경산업을 뛰어넘었다고 평가한다.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도 에이피알은 매출 7228억원, 영업이익 1227억원으로 애경산업(매출 6791억원, 영업이익 468억원)을 앞섰다. 이어 이번 1분기까지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며 애경산업을 제치고 뷰티업계의 신흥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적이 뒷받침되는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감액배당 방식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세제 측면에서 유리하고, 대주주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확보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향후 유사한 움직임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배당을 위한 준비금 전입은 일종의 사전 조치일 뿐 실제 배당 집행 여부나 방식은 이후 주주총회나 경영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