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신사가 K-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10일 서울에서 열린 무신사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에서 “지금이야말로 K-패션이 글로벌로 나아갈 최적의 시기”라며 “2030년까지 해외 거래액 3조원 달성을 목표로 , K-패션 브랜드의 든든한 글로벌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무신사가 구상하고 있는 글로벌 비전과 실행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글로벌 패션 시장은 약 3000조원에 달하지만, 한국 패션의 비중은 2%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모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금이야말로 K-패션의 글로벌 진출에 있어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음악, 드라마, 영화, 뷰티, 음식 등 한국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패션만큼은 아직 두드러진 성공 사례가 많지 않다”며 “K-패션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전략적 동반자가 필요하며, 무신사가 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글로벌 확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2년 가을부터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를 론칭해 현재 14개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연평균 260%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현지 브랜드 유통을 전담하며 유통 성과를 높이고 있고, 중국 법인도 설립을 완료했다. 향후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주요 거점국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물류 전략도 핵심 경쟁력 중 하나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무신사 풀필먼트 서비스(MFS)’를 글로벌로 확장할 계획이다. 해외 고객도 로컬 배송 수준의 빠른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재고 전진 배치’ 전략을 도입해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는 1~2일 내 배송이 가능할 전망이다.
각 국가의 유력 유통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의 조조타운, 중국의 아파타레, UAE의 프랑페이 등과 협력해 각 지역별 맞춤형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 브랜드가 직접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에서 진입 장벽을 허무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K-패션 브랜드가 뛰어난 제품과 스토리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면, 무신사는 해외 진출의 모든 실행을 책임지겠다”며 “파트너십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K-패션의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세부 전략과 IPO(기업공개) 추진 계획과 관련한 설명도 나왔다. 박 대표는 “현재 무신사 전체 거래액에서 글로벌 비중은 크지 않지만, 연평균 260%의 고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글로벌 거래액 3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4~5년 만에 국내에서 4조5000억원 규모의 거래액을 만든 것처럼, 해외에서도 동일한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전략과 관련해서는 “현재 일본과 중국에 집중하고 있으며, 내년 초 일본, 올해 4분기 중국에 오프라인 매장을 개점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아시아 거점국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심을 모았던 IPO(기업공개) 계획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대표는 “글로벌 확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IPO를 활용할 계획”이라며 “국내와 해외 거래소 상장을 모두 검토 중이고, 조만간 주관사 선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사업에는 물류 인프라 등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상장은 전략적 자금 조달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리즈C까지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시장 상황에 맞춰 상장 시점과 위치를 유연하게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 무신사가 내부적으로 ‘비상경영’을 언급한 배경에 대해선 “단기적인 위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도전적인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과 같은 경기 상황에서는 과거와 같은 전략만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조직 전체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구조적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