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현지인처럼 투자하는 해외주식…고객 자산 성장 최우선”

NH증권 “현지인처럼 투자하는 해외주식…고객 자산 성장 최우선”

기사승인 2025-06-17 16:36:34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창희 기자

NH투자증권이 해외주식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적 전략 방향을 ‘고객 중심 플랫폼’으로 선정했다. 투자 정보에 대한 투자자의 실질적인 니즈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올바른 투자의 방향성을 제시해 증권업의 본질인 고객 자산 성장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NH투자증권은 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The First Media Day: 해외투자 새로고침’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단순한 거래 플랫폼을 넘어 고객의 자산 성장을 함께 설계하는 ‘투자 전략 파트너’로 거듭나겠다는 NH투자증권의 포부가 공개됐다. 거래 중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한계를 넘어 투자 인사이트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설명이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현장에서 “최근 몇 년간 해외주식 시장은 투자자들의 관심과 거래가 급증하면서 매우 괄목할 만한 양적 성장을 이뤘다. 이에 우리 회사를 포함한 많은 증권사는 해외주식 기반 확대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라며 “오늘 말씀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중점 추진 과제인 해외주식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고민해 온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NH투자증권은 증권사 간 수수료 경쟁에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전략적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올바른 투자 결정을 돕는 고객 중심 서비스를 강화하고자 한다”며 “특히 ‘현지인처럼 투자하기’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적시성 높은 투자 정보와 전략을 제공해 당장의 증권사 수익 추구보다 고객 자산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현재 규모의 극대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대형 증권사의 구조가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윤 대표는 “더 이상 규모의 극대화로 인해 자기자본을 써서 수익을 내는 대형 증권사는 계속 추구해야 할 방향은 아닌 것 같다”라면서 “물론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저희 생각은 리테일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게 중점이다. 본격적으로 해외주식 투자자를 돕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모토”라고 강조했다. 

“월가의 대가들은 무슨 종목을 선택했나”, 현지인처럼 ‘투자하기’ 지원

지난 5월말 기준 NH투자증권를 통해 주식투자를 경험한 고객은 422만813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해외주식을 투자한 고객은 95만7735명으로 전체의 22.6%를 차지한다.

다만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성향은 1~2개 종목에 자산의 70% 이상을 투자하는 ‘집중투자’가 전체의 84.6%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5개 이상 종목에 자산 50% 이하를 투자하는 분산투자 비중은 5.1%에 불과했다. 해외주식 일평균 거래 대금이 지난 2019년 1000억원대에서 올해 5월말 1조7000억원까지 급성장했음에도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소수 종목에 투자자 자산이 집중된 것이다. 

강민훈 NH투자증권 디지털사업부 대표는 “종목의 집중도가 높아지고 고수익만 추구하다 보면 투자라기보다 점점 베팅에 가까워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테슬라나 엔비디아가 무너진다면 포트폴리오는 흔들릴 수밖에 없고, 고객 자산도 사라진다”라며 “우리 증권업의 본질은 고객의 자산을 증식하는 것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이같은 집중투자 현상의 완화를 비롯한 양질의 자산성장을 돕기 위해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을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투자 정보 접근성·적시성 부족 △현지와의 시차 등 제한된 거래환경 △거래 수수료 부담 등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은 이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오리지널 투자정보 △거래 편의성 △수수료 제로화 등 ‘현지인처럼 투자하기’ 3대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자산 증식에 도움이 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포부다. 더불어 AI 기술 접목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해외 투자 여정을 지원하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강조했다.

강민훈 NH투자증권 디지털사업부 대표가 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창희 기자

강 대표는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것은 수수료다. 모든 증권사가 무료 이벤트에 뛰어들고 있다. 다만 미국주식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3개월의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는 게 사실이다. 우리는 가장 저렴한 혜택(미국주식 거래 수수료 0원, 자동환전 100% 우대 등)을 최대 2년까지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NH투자증권은 고객에게 전달하는 투자 정보와 거래 편의성 제고가 수수료 무료 정책보다 중요한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증권사 대비 차별화된 고도의 서비스를 제공해서다. 

NH투자증권은 3PRO의 GIN(Global Investors’ Network) 서비스 독점 계약을 통해 국내 증권사 최초로 미국 펀드스트랫(Fundstrat)의 대표 전략가 톰 리(Tom Lee), 기술적 분석 전문가 마크 뉴턴(Mark L. Newton)의 투자 콘텐츠와 함께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외신의 헤드라인 및 시장지표 분석 자료를 독점 제공한다. 해당 콘텐츠는 AI 요약, 한글 번역 등 맞춤형 기능을 더해 MTS 내에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제공된다.

또한 올 하반기에는 월간활성이용자(MAU) 2000만명과 1만8000명의 자체 애널리스트를 보유한 미국 대표 금융·투자 플랫폼 시킹알파(Seeking Alpha)와의 국내 3년 독점 계약을 통한 연계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는 종목별 뉴스 및 전문가 분석과 레이팅(종목평가)를 비롯해 투자 건전성 체크, 성과 부진 종목에 대한 가이드 등 단계별로 확장할 예정이다. 데이비드 잭슨 시킹알파 최고경영자(CEO)는 “NH투자증권과 제휴로 혁신적인 기술과 힘을 한국에 전하고자 한다. 시킹알파의 서비스는 영어권에 집중됐으나, 이제 한국 투자자들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라며 “NH투자증권 고객들은 시킹알파의 실시간 뉴스 종목 분석과 고급 투자 정보를 편리하고 최적화된 방식으로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개인적으로 시킹알파의 프리미엄 서비스 회원 구독자다. 1년에 45만원을 지불한다”라며 “그러나 NH투자증권의 플랫폼에 들어오면 시킹알파의 대부분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NH투자증권은 단순히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은 AI 기반 투자 에이전트 기능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현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사업자와의 협력도 진행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자체 API 플랫폼 업그레이드로 속도를 낼 것이다. 최근 여러 협의를 진행 중인 글로벌 API 협력업체도 있다"라며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 나가는 플랫폼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무조건 미국주식만 아니야, 투자정보 제공 확장할 것”

NH투자증권은 해외주식 투자자의 수익성 증대를 위한 지원을 단순히 미국 주식만 국한하지 않고 일본과 중국 등 타 주요국까지 넓힐 방침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 취임으로 출범한 신정부의 국내 증시 활성화 정책에 따른 코스피 급등에 발길을 되돌리는 투자자를 위한 서비스 확장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강 대표는 “자본시장의 지역, 그리고 거기에서 다뤄지고 거래되는 종목, 원자재 관련 부분들도 매우 하고 싶다. 시킹알파의 경우 미국에 한해서 서비스되고 있다”라며 “일본과 중국 시장, 국내 시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증권 서비스를 잘 제공해야 한다. 이를 확대하기 위해 경영진에 건의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관련 파트너십에 일가견이 있는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서칭하는 전담 조직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내용의 건의다”라며 “(다양한) 포트폴리오 투자는 분산 효과로 위험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같은 머니무브를 고객들께 계속 전파해야 한다. 투자 정보에 대해서는 계속 서치해서 확장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증권사 ‘투자 플랫폼’ 고도화, 향후 가속화 전망

NH투자증권 외에도 국내 증권사들은 자사 MTS 등 플랫폼의 투자 정보 제공 고도화 전략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통상 국내에서 해외주식에 대한 리서치 비중이 부족한 점에서 일반 투자자가 습득하기 어려운 해외 글로벌사의 분석에 대한 요구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대형 증권사 위주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사 대비 많은 수의 리테일 고객을 보유한 점에서 투자자 이탈 방지와 신규 유입을 꾀하기 위한 전략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제휴로 현지 리서치를 제공하는 증권사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제휴를 통해 '독점 미국 현지 리서치' 서비스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론칭 후 10영업일 만에 조회수 10만회를 돌파하는 등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신정부 출범에 따라 국내 증시가 활성화되는 모양새지만 중장기적으로 해외 주식 매력도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 NH투자증권의 시도는 업권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긍정적인 시도라고 판단된다. 대형 증권사들도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할 것이다. 또 중소형사들도 차별화된 서비스와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사별로 혁신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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