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협상파’ 새 지도부 출범…의정갈등 해소 기대

대전협 ‘협상파’ 새 지도부 출범…의정갈등 해소 기대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 비대위원장 추인
“전체 회원 의견 수렴하고 소통 방안 마련”
공공의대 설립 추진 및 수련 특혜 요구 변수

기사승인 2025-06-29 18:20:10 업데이트 2025-06-29 18:30:43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 의료진이 로비에 걸린 병원 홍보물 옆으로 이동하고 있다. 곽경근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협상파를 주축으로 새로운 지도부를 출범시키며 의정 갈등 해결을 위해 정부·국회와 전향적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2월 의과대학 입학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으로 촉발된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해결의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협은 지난 28일 서울시의사회에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사직 전공의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공식 추인했다. 175개 수련 단위 중 130개 단위가 참석했고 이 가운데 105개 단위가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2단위, 기권은 23단위였다. 새 비대위는 김동건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 김은식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 박지희 고려대의료원 전공의 대표를 포함해 수도권 병원 전공의 5명과 비수도권 병원 전공의 6명으로 구성됐다.

박단 전 비대위원장의 불통을 지적해온 한 위원장이 공식 취임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의정 갈등이 전환점을 맞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대전협은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 국회와 전향적 대화가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를 포함해 의료계 내 다양한 단체와의 교감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위별 수련 현황, 입대 현황 등 정확한 자료를 기반으로 정부, 국회와 대화하기 위해 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면서 “대의원과 지역협의회장 외에도 전체 회원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수렴하고 확인하는 소통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반기(9월)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신속한 사태 해결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이날 대통령실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복지부 2차관에 이형훈 한국공공조직은행장을 임명한 가운데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전공의·의대생과 정부 간 대화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새 정부의 공약사항인 공공의대 설립 정책 등에 대한 반발은 변수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했을 때도 전공의들은 파업으로 맞섰다. 또 일부 전공의들이 제시한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한 각종 수련 특혜 요구는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수련 특혜 요구에 전공의 수련을 담당하는 대한의학회는 반대 의견을 모았고, 수련병원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수도권 대학병원 정형외과 A교수는 “전공의들이 다시 돌아오겠다면 하반기 모집에 지원하면 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굳이 복귀를 위한 별도 창구를 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기존 대전협이 복귀 조건으로 내세운 ‘7대 요구안’도 수정될 여지가 있다. 지난 24일 서울아산병원 등 4개 병원 전공의 대표들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료개혁 실행 방안 재검토 △보건의료 거버넌스의 의사 비율 확대와 제도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수련 연속성 보장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요구사항이 7가지에서 3가지로 압축된 셈이다. 정부 정책의 ‘전면 백지화’도 ‘재검토’로 수위를 낮췄다. 구체적 대정부 요구안은 향후 대전협, 정부, 국회 등이 논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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