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주시는 지난 2019년 경남 최초로 공공건축가 제도를 시행하면서 공공 공간에서의 공간 이미지 변화를 새롭게 모색하면서 공공의 쓰임새와 함께 전체적인 도시 모양새의 품격이 높아지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공건축 분야의 목조건축의 경우 벤치마킹 문의가 쇄도하면서 지자체를 비롯한 각종 단체에서 그 사례를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등 '공공건축 벤치마킹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
도시의 얼굴을 바꾸고 있는 진주시 공공건축물에 대해 알아본다.
진주시의 공공건축물은 이야기가 있다. 진주실크박물관은 아름다움과 기능성을 갖춘 예술작품이다. 진주실크는 100여 년간 한국을 대표해온 섬유산업으로, 진주시는 세계 5대 실크 생산지(이탈리아 꼬모, 중국 항주·소주, 프랑스 리옹, 일본 교토, 대한민국 진주) 가운데 하나로 실크 문화산업을 지속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기능과 실크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국내 유일한 실크박물관을 기획한 것이다.
진주실크박물관의 외관은 '실크의 커다란 베틀'을 연상하게 한다. 특히 노출 콘크리트로 실크가 부드럽게 접힌 모습은 색다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또한 고측창이 자연광을 내부 깊숙이 유도하는 등 최고의 기능성을 보여주면서 건축예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외부에는 런어웨이 마당, 분수광장 등 다양한 이벤트가 가능한 문화광장이 조성돼 있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사봉밥집'은 훈훈한 이야기 거리와 친환경 요소가 잘 어우러진 건축물이다. 이 건축물은 시민을 향한 진주시의 따뜻한 배려심이 잘 드러나는 이야기가 녹아 있다. 사봉농공단지 내 유일한 식당이 코로나로 문을 닫아 약 200명의 근로자들이 식사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에 진주시가 단순한 식당이 아닌, 근로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공간으로 사봉밥집을 기한 것이다. 친환경 목조건축으로 조성된 이 공간은 사회적 가치와 문화적 활용 가능성을 인정받아 '2024년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남강변다목적문화센터, 신안동복합스포츠타운, 보건소 신청사 등이 설계 단계에 있으며, 초전동의 동부시립도서관은 올 연말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으로 있는 등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건축물이 역동적인 진주의 모습을 어떻게 담아낼 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진주시는 '친환경 지속가능한 도시'를 목표로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간부터 목조화를 선도적으로 추진하면서 공공분야 목조건축에 대해서는 최고의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문산읍 주민자치 어울마당, 정촌면 혁신주민센터, 명석면 주민복합 문화센터, 가호동 돌봄꽃집 등은 시민의 문화와 여가 수요에 대응하는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친환경 건축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다.
또한 경로당과 홍락원은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다양한 여가활동과 활기찬 노후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복지시설로써 친환경적이며 친근한 공간을 제공하면서 심미적 안정감과 더불어 노인들의 건강까지도 고려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밖에도 어린이 체험공간인 우드랜드, 철도로 단절됐던 동서를 잇는 철도문화공원 내 건축물도 모두 목조로 설계돼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진주시 공공건축가 제도의 성과는 도시의 얼굴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민간 전문가가 참여해 설계를 조정하고 자문함으로써 도시공간의 품격을 높이고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목조건축=진주'라는 등식이 생길 만큼 공공건축의 친환경화와 저탄소 설계의 선도적 사례로 널리 회자되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각종 전시, 박람회, 세미나 등을 통해 시민들과 성과를 공유하고, 매년 건축문화제를 개최해 '건축은 곧 문화'라는 인식을 심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민간 건축가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진주시 공공 공간의 얼굴을 새롭게 탈바꿈시키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진주=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