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랫폼 기반 관광산업 경력을 지닌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29일 열렸다. 국내 관광업계는 콘텐츠와 플랫폼 산업에 대한 후보자의 이해도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전통적인 관광행정 경험 부족에 따른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특히 인바운드 여행 업계에서는 내수 회복과 외래 관광객 유치를 동시에 설계할 수 있는 전략형 리더십을 기대하며, 정책 실행에서 민간 현장의 시각이 반영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 후보 인사청문회에서는 자산 형성과 자녀 채용 등 도덕성 검증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야당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근 토지 매입 시점과 증여 감정가 산정 과정, 전입·전출 기록 등을 지적하며 ‘투기성 매입’ 의혹을 제기했다. 최 후보자는 “상속이나 실거주 주택 인근의 맹지 매입”이라고 해명하며 “관련 자료 제출이 미흡했던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한 후보자의 장녀가 네이버 자회사에 채용된 후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고 곧바로 퇴사한 점을 두고 ‘아빠 찬스’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최 후보자는 “졸업 전 글로벌 회계법인 취업이 확정돼 있었고, 한국 체류 중 우연히 아르바이트를 하다 지원했다”며 “소정의 절차에 따라 채용됐으며, 필요 시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해명했다.
청문회에서는 플랫폼 기업인 출신이라는 후보자의 경력을 두고 정치권의 평가가 엇갈렸다. 야당은 “공공성·정책 중립성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으며, 여당은 “문화산업의 산업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관광업계는 최 후보자의 민간 경험이 디지털 기반 정책 추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관광 소비 패턴이 급변하고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플랫폼 실무 경험을 지닌 장관의 등장은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온라인 예약 시스템, 외국인 대상 맞춤형 콘텐츠, 실시간 수요 분석 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정책 요소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한 인바운드 여행 플랫폼 관계자는 “단순히 관광지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관광을 디지털 콘텐츠와 플랫폼으로 풀어낼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며 “민간에서 쌓은 후보자의 감각이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체질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광이 콘텐츠와 결합해 수출산업으로 확장 가능한 분야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580만명을 넘어섰으며, 1인당 평균 지출액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K-콘텐츠와 연계된 방한 관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문화와 관광을 통합하는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K-팝 공연 관람, 드라마 촬영지 방문, 전통 음식 체험 등 콘텐츠 소비 기반 관광은 외국인 소비력을 끌어올리는 핵심 분야로 자리잡았다. 또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와 지역 관광을 결합한 테마형 상품 개발이 본격화돼야 한다”며 “문체부가 관광을 문화 콘텐츠 정책과 별개로 다루기보다, 일관된 소비 흐름으로 인식하고 전략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통 관광정책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콘텐츠 중심의 경력으로 인해 여행업계 고질적 현안인 규제 완화, 중소 여행사 지원, 인력난 해소 등 실무 과제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장관직은 공공성과 정책 조정력이 중요한 만큼, 민간 시각이 행정체계와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중소 여행사 관계자는 “관광산업은 지역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된 분야”라며 “디지털이나 콘텐츠만이 아니라, 업계와의 소통과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후보자의 임명 여부는 향후 청문보고서 채택과 대통령 재가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