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눈에 띄나…재건축 시장 ‘화려함’ 경쟁

누가 더 눈에 띄나…재건축 시장 ‘화려함’ 경쟁

기사승인 2025-08-01 06:05:03
삼성물산이 개포우성7차에 제안한 래미안 루미원 스카이 커뮤니티. 삼성물산

재건축 시장이 ‘화려함’ 경쟁에 본격 돌입하고 있다. 고급 설계와 프리미엄 커뮤니티 도입으로 단지 가치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반면 사업 속도를 위해 화려함의 상징인 스카이브릿지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건축 시장에서는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차별화된 디자인과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단지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조합과 건설사들은 경쟁적으로 화려한 외관과 차별화된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해외 유명 설계사 및 디자인 업체와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송파구 송파한양2차 재건축 입찰이 유력한 HDC현대산업개발은 글로벌 조명 디자인 전문기업 LPA와 손잡아 조명 설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LPA는 일본 ‘롯폰기 힐즈’ 등에서 조명 연출을 담당한 바 있다. 구조설계회사인 미국 LERA와도 협업해 구조 안전성을 갖춘 주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LERA는 뉴욕 세계무역센터,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 초고층 랜드마크 건축물의 구조 설계를 맡았던 기업이다.

화려한 단지 외관을 위해 조합이 직접 해외 디자인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는 사례도 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 조합은 특화설계를 담당할 해외 설계사로 영국 런던 기반의 세계적인 디자인‧건축회사 ‘헤더윅 스튜디오’를 선정했다. 헤더윅 스튜디오는 뉴욕 허드슨 야드의 ‘베슬’, 일본 도쿄의 ‘아자부다이 힐스’ 퍼블릭 공간 등을 디자인한 경험이 있다.

건설사들은 외관뿐 아니라 고급 커뮤니티 구성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재건축 설계안에는 피트니스센터, 스크린골프장, 도서관, 사우나, 영화관 등 복합 여가·문화 공간을 포함한 ‘프리미엄 커뮤니티 단지’가 등장한다.

이미 입주가 완료된 단지에서도 커뮤니티 시설을 확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송파구 리센츠는 커뮤니티 시설 증설을 위해 지난해 8월 입주자대표회의 투표를 진행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기존 759㎡였던 주민 공용공간을 2086㎡로 확대하고 그 안에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도서관, 카페 등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커뮤니티 리모델링 투표 소식이 알려지자 리센츠 전용면적 98㎡는 1억원 오른 2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화려한 외관과 고급화된 커뮤니티를 짓는 것이 집값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집값을 높이기 위해 고급 설계안을 도입하거나 프리미엄 커뮤니티를 짓기도 한다”며 “집값이 높은 지역은 외관을 고급스럽게 설계해 공사비가 다소 늘어나더라도 일반 분양 대금으로 충분히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건축 속도를 고려해 화려함의 상징인 스카이브릿지를 설계안에서 제외하기도 한다. 삼성물산은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에 스카이브릿지를 제외한 설계안을 제시했다. 스카이브릿지가 정비계획에 명시되지 않아 인허가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서다. 삼성물산은 스카이브릿지를 제외하는 대신 두 개의 랜드마크 주동 최상층에 스카이 커뮤니티를 배치하기로 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 과정이 길다 보니 조합원들의 피로감이 상당하다”며 “인허가 여부가 불확실한 스카이브릿지를 아예 제외하거나 인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설계안을 제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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