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 타결에 주요 외신들의 집중 보도가 이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한국을 ‘미국에 여섯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이라 지칭하며, 이번 합의로 8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상호관세율 25%와 징벌적 조치들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10대 무역 상대국이자 주요 아시아 동맹국’인 한국과 당분간 긴장을 완화하는 협상의 일환이라고 봤다.
미 CNN 방송은 “미국과 한국은 지난 20년간 수많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으며,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을 포함해 여러 차례 재협상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CNN은 한미가 합의한 새 관세율 15%에 대해 “지난 4월부터 미국이 한국과 수십개 국가에 부과하던 최소 관세율인 10%보다는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미국 제조 시설 건설을 위한 기계류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발표는 삼성, 현대, 한화 수장들이 첨단 제조 분야에 대한 새로운 미국 투자를 약속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필사적인 한국의 로비 활동에 따른 것”이라고 봤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및 이재명 정부 출범 등 한국 국내 정치와 연계해 이번 협상을 해석한 외신들도 있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월 새 정부가 선출되면서 미국과 무역 협상을 재개해야 했던 한국인들에게는 긴 여정이었다”고 했다.
NYT는 “이재명 대통령은 당초 7월9일이었던 협상 시한이 8월1일로 연장되면서 유예 기간을 받았지만, 농산물 시장 같은 어려운 문제를 두고 시간 싸움을 벌여야 했다”고 전했다.
FT 역시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국의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한미 회담은 수개월간 지연됐다”고 짚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는 한국이 백악관의 조건에 복종하길 꺼리면서 논란이 많았던 수개월간의 회담 끝에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제약, 반도체 산업에 대한 관세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낙관적으로 보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NYT는 한국의 수출 의존도가 일본의 2배에 달하는 경제적 구조를 언급하며, “미국은 한국에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안겨준 제약과 반도체 산업에 대한 관세를 여전히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