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마지막 주 세종 관가는 예산안 발표와 함께 주요 정책 메시지가 쏟아졌다. 각 부처는 자율주행, AI·에너지, 농촌, 생태, 지방세제 등 현안을 챙겼다. 그러나 경제 수장의 발언 혼동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았다.
728조 예산안 확정...“투자·지출 혁신 병행한 이정표”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2026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총지출 규모는 728조원으로, 올해(673조3000억원)보다 54조7000억원(8.1%) 증가했다. 예산안은 9월 초 국회에 제출돼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위의 감액·증액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확정된다.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은 초혁신경제 등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낭비성·관행적 지출은 과감히 구조조정해 성과 중심으로 재정을 운용할 계획이다. 또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회복과 성장을 견인하고, 궁극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재정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마련에 역점을 뒀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투자와 지출 혁신을 병행한 이번 예산안은 단순히 한해짜리 예산이 아니라 향후 5년간의 국정 방향을 보여주는 이정표”라며 “어렵게 되살린 회복의 불씨를 성장의 불꽃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언 혼동·체납 논란·해수부 이전까지 ‘정책 신뢰 흔들’
예산안 발표 효과를 반감시킨 건 구 부총리 본인의 발언이었다. 그는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 코스피 PBR(주가순자산비율)을 “10 정도”라고 언급해 논란을 자초했다. 사실상 PER(주가수익비율)과 혼동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자 “PER과 순간적으로 착각했다. 불찰이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구 부총리는 또 상장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강화 논란에 대해서도 “투자자들께서 마음의 상처를 받고 분노하셨다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27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선 “자본시장 활성화에 굉장히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코스피 5000 시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투자자 신뢰 회복까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공정거래위원장 교체도 잡음이 이어졌다. 한기정 위원장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지명된 주병기 서울대 교수는 상습 체납·압류 전력이 드러나며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모두 완납했고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했지만, 9월 5일 인사청문회에서 거센 질의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26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해수부 이전을 올해 연말까지 반드시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이 17개 있는데, 부산으로 이전한 6곳을 제외한 나머지를 대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비전 메시지...자율주행·AI 에너지 전환
서울에서는 28일 자율주행 업계 간담회가 열렸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한민국의 다음 도약은 자율주행에 달려 있다”며 규제 혁신과 기업 지원을 약속했다. 같은 날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위원회 출범식에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가균형발전”이라며 LH의 역할을 주문했다.
이번주 부산에서는 ‘에너지 슈퍼위크’가 열렸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AI 이슈에 에너지라는 주제를 가지고 글로벌 전체 공동체에 큰 화두를 던졌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AI 시대에는 머리가 데이터 센터, 컴퓨터라면 그걸 움직이는 심장 역할을 하는 게 에너지”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싸고(Cheap), 안정적(Constant)이고, 깨끗한(Clean) 에너지라는 ‘3C 정책’을 강조했다.
현장 점검 이어간 농식품·환경·행안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행정안전부는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촌 마을 태양광 발전소를 찾아 “햇빛소득마을 등 태양광을 비롯한 질서정연한 재생에너지 공급을 통해 새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26일 울산 반구대암각화 현장을 방문해 “세계문화유산인 반구대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울산, 대구 등 지역 간 협력과 낙동강 수계 전반의 물 문제 합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경북·울산 일대 댐을 점검하며 수자원 관리 강화 필요성도 피력했다.
이밖에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27일 강릉 오봉저수지를 찾아 가뭄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28일에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방세발전위원회를 주재하고 ‘2025년 지방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에는 비수도권·인구감소 지역에 대한 세제 혜택이 담겼다.
세종=김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