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2분기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 수출품에 부과한 관세가 33억달러(약 4조6000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6위 수준이지만 증가속도는 주요국 중 가장 빨랐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올 2분기 대미 수출 상위 10개국을 대상으로 미 ITC(국제무역위원회)의 관세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전날 발표했다.
ITC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대미수출 관세액은 총 33억달러로, 중국 259억3000만달러, 멕시코 55억2000만달러, 일본 47억8000만달러, 독일 35억7000만달러, 베트남 33억4000만달러에 이어 10개국 중 6위로 집계됐다.
트럼프 2기 출범 전인 지난해 4분기 관세액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관세 증가액은 32억3000만 달러로 중국 141억8000만 달러, 멕시코 52억1000만 달러, 일본 42억 달러에 이어 네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자유무역협정(FTA)로 사실상 무관세였던 우리나라의 관세액 증가율은 4614%(47.1배)로, 10개국 중 가장 크게 상승했다. 이어 캐나다는 1850%(19.5배), 멕시코는 1681%(17.8배), 일본은 724%(8.2배), 독일은 526%(6.3배), 대만은 377%(4.8배) 등의 순이었다.
중국의 경우 관세 증가액은 141억8000만달러로 가장 크지만, 바이든 정부 때에도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태양전지 등의 품목에 고율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관세 증가율 면에서는 10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의 2분기 대미 수출 관세액을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19억달러(약 2조6600억원)로 전체 관세액의 57.5%를 차지했다. 지난 4월 완성차, 5월 자동차 부품에 각각 25%의 품목관세가 부과된 영향이 컸다.
기계와 전기·전자 품목의 경우 상호관세 적용과 함께 제품에 함유된 철강과 알루미늄의 파생상품 관세가 적용되고 있고, 철강과 알루미늄 품목은 3월에 25%, 6월에 50%의 품목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2분기 관세부과액을 수출액으로 나눈 실효 관세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수출액 328억6000만달러, 관세부과액 33억달러로 10.0%다. 이는 중국 39.5%, 일본 12.5%에 이어 대미 수출 상위 10개국 중 3위다.
상의는 “2분기 대미 수출액이 세계 8위임을 고려하면, 수출 규모에 비해서도 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진단하며 “우리 수출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과 입법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