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 방위산업의 성장은 추세적으로 10년 혹은 그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지금 방산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는 것도 늦지 않았다고 판단합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운용본부 본부장은 23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방산 펀드 세미나’에서 “방산 ETF는 산업의 성장성을 고려할 때 포트폴리오에 하나는 편입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은 이날 ‘ACE 유럽방산TOP10’을 신규 출시했다. 이 상품은 유럽에 상장된 종목 중 방위산업 매출 비중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에 투자한다. △라인메탈(Rheinmetall AG, 독일) △BAE 시스템즈 (BAE Systems, 영국) △탈레스 (Thales, 프랑스) △레오나르도(Leonardo, 이탈리아) 등을 담고 있다. 기초지수 리밸런싱은 연 4회다.
남용수 본부장은 유럽 방산주에 초점을 맞춘 ETF를 내놓은 이유에 대해 “국내 방산업체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 국제 정세가 급변하면서 안보 문제가 떠올랐고 그 중심이 유럽에 있다”면서 “유럽 방산 시장은 구조적인 성장이 시작됐다고 보기 때문에 유럽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상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보 위협이 지속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2035년까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까지 증액하기로 합의했다”며 “지난해 NATO의 방위비 660조원은 GDP의 2.2% 규모였음을 고려하면 2035년 방위비는 1543조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K방산이 100조원 규모이며, 전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가 1800조라는 점을 고려할때 유럽 방산 시장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
특히 남용수 본부장은 “유럽이 70년만에 재무장 시대로 진입하면서 방위비를 증액했고, 그 과정에서 ‘유럽산 무기 구매정책(Buy European)을 실행하고 있다”면서 “2030년까지 방위비의 50%를 유럽 내에서 지출한다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 유럽피안 정책으로 유럽 방산업체들은 가장 큰 리스크인 ‘수주 리스크’에서 자유로진다”며 “매출이 이익으로 바로 인식이 되고 수주 절벽이 없다는 점에서 이익이 연구개발(R&D)비로 재투자 됨에 따라 잠재적인 성장성까지 갖는다”고 진단했다. 안정성과 성장성을 갖춘 유럽 방산기업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남 본부장은 “유럽 방산 기업들은 미국이나 한국 기업들보다 저평가 상태”라면서 “한국 방산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G)이 1.5~13배, 미국이 2~3배 수준인데 비해 유럽은 1.0~1.5배”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펀드’ 운용역인 김현태 글로벌퀀트운용부 책임도 발표자로 나섰다.
김현태 책임은 “과거 우주항공 기업들은 성장 기대감 대비 실적을 못 낸다는 점에서 금리와 반대되는 주가 움직임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최근엔 실적이 뒷받침 되면서 주가가 우상향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제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실적 성장주로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 그 대표적인 예로 로켓 랩을 들었다.
이어 그는 “이같은 성장주와 함께 전통적인 항공우주 기업인 미국의 록히드 마틴, 한국의 에어로스페이스 등 오랜기간 동안의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기업들도 편입해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책임이 운용하고 있는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펀드’는 지난 2023년 4월 설정한 펀드로, 글로벌 우주 산업 주도 기업에 투자한다. 세부 투자 분야는 우주 발사체·위성 산업·드론·엔지니어링 등이다. 김현태 책임은 부문별 유망 종목 선별을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우주경제 분류 체계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 파트너십, 미국 항공우주산업협회(AIA) 산업 리서치 등을 활용한다.
아울러 그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방위비 확대 기조가 나타나며 위성 데이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지난 5월 미국이 발표한 골든 돔 프로젝트만 봐도 그 핵심이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체계”라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재사용 발사체 개발로 우주 발사 비용을 낮춘 스페이스X와 로켓 랩, 위성과 모바일 간 직접 통신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공시킨 AST 스페이스모바일, 전세계 내 가장 많은 지구 관측 위성을 운영하는 플래닛랩스 등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