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 경제연구실장 “기업, 성장·안정 전략적 판단해야” [2025 쿠키뉴스 산업포럼]

주원 경제연구실장 “기업, 성장·안정 전략적 판단해야” [2025 쿠키뉴스 산업포럼]

기사승인 2025-09-23 16:09:26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5 쿠키뉴스 산업포럼’에서 ‘2026년 대내외 경제 산업환경 변화와 시사점’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앞으로 저성장은 불가피하며 기업은 성장과 안정의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지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연구실장은 23일 2025 쿠키뉴스 산업포럼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진단하며 “정부 조직, 기업, 가계가 자산과 시장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쿠키뉴스 산업포럼은 ‘산업 대전환기 기로에 선 한국, 미래 성장동력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주원 연구실장의 기조강연으로 막을 올렸다. 기조강연에서 주 연구실장은 ‘2026년 대내외 경제 산업 환경 변화와 시사점’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

주 연구실장은 먼저 세계 경제의 흐름과 관련해 2026년에도 저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새로운 무역질서인 ‘트럼프 라운드’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면서 선진국은 미국의 연착륙과 유로존의 미약한 회복세가 경기 둔화를 방어하겠지만, 신흥국·개도국은 인도를 제외한 BRICs 성장 둔화로 경기 둔화가 진행될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 역시 주택시장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여파로 성장률이 감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연구실장은 “신산업으로 대두되는 산업에 대해 정부와 기업들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위기가 있으면 쉽게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글로벌 위기가 올 수 있는지 가능성을 점검해보고 국내 경제·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흐르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은 내년이 나쁜 상황이 아니지만 문제는 신흥공업국이다. 중국은 자체적인 리스크가 있으며 몇 년 전까지는 원자재 수출국이나 원유 수출국들의 구매력이 높았지만 가격이 빠지면서 힘이 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대내외 경제·산업 환경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이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세션(트럼프+경기침체, recession)’ 우려가 제기되면서 달러화 약세 흐름이 예상되며, 향후 달러 방향성은 고용 지표와 연준(FED)의 통화정책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연준은 물가 상승 압력이 크게 높지 않다고 판단하면서도 관세 인상에 따른 수입물가 자극을 우려하고 있다. 시장은 연방기금금리가 2025년 말 4.0%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한미 간 금리 역전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속도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 연구실장은 “미국 경제 지표들을 보면 꺾일 타이밍이 관측되며 경착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혹여나 갑자기 경기가 꺾이게 된다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제조업을 크게 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달러는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들이 많다. 한국과 미국과 아직 협상의 과정을 거치는 가운데 외환 위기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한국과 미국 간의 투자 금액이 조정되는 등의 합의가 이끌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인플레이션은 거의 확실하다. 미국 정부가 돈을 많이 풀기 때문으로 인플레이션이 지금도 3% 가까이 갈 수 있고 미국의 통화 정책은 상당히 급진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주 연구실장은 이재노믹스의 정책 기조를 크게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성장률 제고 △중소·벤처 중심의 경제구조와 적극적 시장 개입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 강화 등으로 요약했다. 한국 경제가 1%대 저성장 구간에 진입한 만큼 신산업 육성을 통한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또 대기업 중심 성장보다는 소액주주 권익 확대, 지역 균형발전과 같은 사회적 요구가 강화될 전망이며, 기후에너지 거버넌스 신설 등 탄소중립 정책 목표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 연구실장은 “사양산업의 경우는 정부가 기업들을 불러 구조조정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과정이 병행돼야 AI 등 사업이 빨리 움직일 수 있고 3%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며 “최근 기업 주가가 많이 오르고 있지만 정치권의 완급조절도 필요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너지 탄소 중립 방향의 첫 번째는 에너지 전환으로, 신재생 에너지로 가는 방향성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다른 하나는 탄소를 많이 쓰는 산업 비중을 줄이고 저탄소 산업 비중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에너지 전환보다는 산업 부문에서 탄소 중립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주 연구실장은 그러면서 또 다른 메가 경제 위기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주 연구실장은 “4년 마다 오는 경제 위기 사이클을 봤을 때 2024년에는 뚜렷한 리스크가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와 같은 위기가 체계적이라 시장 전체를 흔드는 경제 위기가 한 번 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5 쿠키뉴스 산업포럼’에서 ‘2026년 대내외 경제 산업환경 변화와 시사점’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주 연구실장은 이어 한국 경제의 동향과 전망에 대해서도 짚었다. 부문별 동향을 보면 민간소비는 금리 하락과 인플레이션 완화로 심리가 개선되며 2026년 1.7% 성장률이 예상된다. 설비투자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AI 전환(AX), 친환경 전환(GX) 등 신산업 분야의 투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대기 물량과 금리 인하 효과로 반등이 기대되지만 공사비 부담과 부동산 경기 양극화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판단했다.

수출은 대외 불확실성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미국·중국 경기 둔화와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인상 가능성으로 2026년에도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가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경기 반등 국면에서는 다시 오름세가 나타날 수 있다. 종합적으로는 현재 상황으로는 ‘스우시(Swoosh)’형 저속 회복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주 연구실장은 초불확실성 시대에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성장과 안정의 균형 △중국 경제 둔화 대비 △정부의 시장 개입에 따른 변화 대응 등을 꼽았다. 특히 경제 위기는 연이어 찾아온다는 점을 상기하며, 기업들이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거시경제 리스크를 사전에 포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연구실장은 “몇 년 동안, 길게는 10년 정도로 앞으로 저성장은 불가피하다”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성장과 안정의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지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자본주의라는 용어가 최근들어 등장하고 있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정부가 나서서 경제를 다루고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며 “초기에는 이와 같은 기조가 비판을 받았지만 이제는 국가 자본주의가 통용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사실상 미국 경제는 크게 우려되지 않지만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 중국 경제를 주의깊게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 정부가 AI를 밀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반드시 따라가야한다. 새로운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시점이라 멈칫하거나 기존의 캐시카우에 안도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않는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 순위가 뒤바뀌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경제 주체들은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위기론적 담론에 휘둘리지 않는 태도 역시 강조했다. 주 연구실장은 “최근 유튜브 등 컨텐츠에 '한국 경제 망한다'는 제목이 많지만 한국 경제는 망하지 않는다”며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의견과 긍정적인 의견을 균형있게 들어야 한다. 정부 조직, 기업, 가계가 자산과 시장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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