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소비 불황에도…“유통의 미래는 AI·K컬처” [2025 쿠키뉴스 산업포럼]

인구 감소·소비 불황에도…“유통의 미래는 AI·K컬처” [2025 쿠키뉴스 산업포럼]

기사승인 2025-09-23 17:18:38
조철휘 한국유통포럼 명예회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5 쿠키뉴스 산업포럼’에서 ‘유통산업의 신성장 동력: 소비 트렌드와 글로벌화 확대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글로벌 유통시장이 거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인구감소와 소비 불황, 경기 둔화라는 삼중고에 AI·이커머스·K컬처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시장은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정체를 겪는 가운데, 다이소·올리브영·코스트코 등 저성장기에 강한 기업들이 돋보인다. 전문가는 “온·오프라인 융합과 글로벌 현지화가 핵심이며, 소비자 신뢰 확보가 유통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철휘 박사(한국유통포럼 명예회장)는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25 쿠키뉴스 산업포럼: 산업 대전환기 기로에 선 한국, 미래 성장동력의 길을 묻다’에서 “결국 소비자가 선택한 상품과 브랜드를 가진 기업이 살아남는다”며 “21세기 유통시장의 핵심은 속도와 네트워크, 플랫폼 경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경쟁 구도를 설명하며 미국에서는 아마존과 월마트, 코스트코가 패권을 다투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아마존은 조만간 매출 10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며 “전 세계 주요국에 포지셔닝한 글로벌 기업 중 가장 성공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중국에서는 알리바바·핀둬둬·징동·쉬인이 급성장해 세계 시장을 흔들고 있으며, 한국 역시 쿠팡·네이버·이마트·롯데 등 굵직한 플레이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글로벌 경쟁 구도는 인구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세계 인구는 2025년 82억명을 넘어섰지만 한국·중국·일본은 이미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조 박사는 “내수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끝났고, 이제는 글로벌화·현지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인도,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은 빠르게 인구가 늘어나며 향후 소비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 박사는 또 유통시장을 뒤흔드는 변화로 ‘뉴노멀’과 ‘빅블러’를 꼽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재택근무와 전자상거래가 일상이 됐다. 시장의 파이는 커지지만, 경계를 지어 구분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AI·IoT·로봇 솔루션 등 기술혁신이 결합하면서 융합형 플랫폼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실제 돈을 버는 기업은 한정적이다. 쫓아가기만 하는 기업은 정신없다”고 꼬집었다.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5 쿠키뉴스 산업포럼’이 열렸다. 유희태 기자

이 같은 흐름 속에서 2025년 소비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생존, 효율, 글로벌, 가성비, 혁신으로 요약된다. 불황이 이어지지만, AI를 활용한 비용 절감과 효율 증대, K컬처·푸드·콘텐츠의 해외 확산, 가성비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 유통시장은 편의점이 35년 만에 역신장을 기록했고,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성장 정체를 면치 못했다.

반대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이커머스는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며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특히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체제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조 박사는 “쿠팡은 새벽 배송과 당일배송을 통해 물류·배송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네이버는 대한통운·한진 등과 협력해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플랫폼 안에서 셀러 상품을 차별화하며 AI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커머스가 성장하는 사이, 저성장기에 강한 기업들도 선방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다이소는 하루 100만명 이상이 찾으며 1600개 점포로 성장했고, 건강·뷰티 상품군을 확대하며 편의점과 직접 경쟁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매출 6조원을 바라보며 ‘당일 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으며, 코스트코코리아는 올해 매출 7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컬리는 10년만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네이버와 손잡고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발 직구 공세는 한국 유통업계의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은 무료배송과 반품을 내세워 국내 소비자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그 결과 2023년 해외직구 규모는 6.6조 원으로 급증했지만, 한국의 역직구는 오히려 감소했다.

이에 대해 조 박사는 “K뷰티·K컬처·K푸드 등 한국만의 강점을 글로벌 시장에서 살려야 한다”며 “내수시장은 한계가 있는 만큼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온리원(Only-One)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글로벌 현지화와 네트워크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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