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명맥 끊긴다”…심장수술 수련병원 89곳 중 68곳 ‘전공의 부재’

“이러다 명맥 끊긴다”…심장수술 수련병원 89곳 중 68곳 ‘전공의 부재’

의정 갈등 후 전국 흉부외과 전공의 36.5%↓
“필수의료법만으론 붕괴된 지역 기반 복구 어려워”

기사승인 2025-09-25 14:49:20
서울의 한 대학병원 수술실 안으로 의료진이 들어가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의정 갈등의 여파로 흉부외과 수련시스템이 붕괴 직전에 다다랐다. 전공의 수는 의정 갈등 이전보다 37%가량 줄어들고, 전공의를 보유한 수련병원은 25% 감소했다. 국가적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25일 이 같은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실상 붕괴하고 있는 지역 흉부외과 수련 시스템을 재건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전공의 집단사직 등 의정 갈등을 거치며 전국 흉부외과 전공의 수는 36.5% 줄었다. 갈등 직전인 지난해 2월 전국 1~4년차 흉부외과 레지던트 수는 총 107명이었지만, 이달 초 기준으로는 68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가 42명, 경기·인천 지역이 12명, 대구·경북 3명, 부산·울산·경남 지역이 3명, 대전·충남 6명, 광주·전남 1명, 전북 1명이었다. 의정 갈등 전 수도권 전공의 비율은 107명 중 79명으로 73.8%였지만, 이달 기준으로는 79.4%였다.

학회는 “대구·경북 지역 수련 전공의가 의정 갈등 전 10명에서 현재 3명으로 줄어드는 등 지역 인력 유출이 발생해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 1~4년차 전공의가 모두 수련 중인 병원은 존재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심장 수술을 시행하는 수련병원 중에선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곳이 7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정 갈등 전보다 더욱 늘어난 수치로, 이전에는 89개 병원 중 28곳이 전공의를 보유했다. 갈등 후에는 21곳만이 전공의 수련을 유지하고 있어 나머지 68곳은 전공의가 부재한 상태다.

학회는 “의정 갈등 이후 필수의료 기피가 심화하며 지역 전공의 이탈과 미복귀가 이어졌다”면서 “이 추세가 계속되면 지역 심혈관·폐암수술 등 중증 응급진료체계가 붕괴하고, 환자 사망·합병증 위험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필수의료법만으로는 이미 붕괴된 지역 기반을 복구하기 어렵다”며 “국가 차원의 실태조사와 비상대책, 즉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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