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이 입주하는 곳”···29CM가 만든 아파트형 전시 ‘29APT’ [현장+]

“취향이 입주하는 곳”···29CM가 만든 아파트형 전시 ‘29APT’ [현장+]

29CM, 15~19일 DDP서 국내 최대 라이프스타일 전시
서울의 일상 공간 ‘아파트’를 통해 취향과 정체성 강조

기사승인 2025-10-15 17:13:56
15일 DDP 디자인페어에 마련된 29 APT. 전시장 초입에 마련되어 있다. 심하연 기자

누군가의 집에 초대된 느낌이다. 취향 속으로, 아파트에 ‘입주’하는 경험이다. 29CM가 이번 DDP디자인페어에서 선보이는 ‘29APT’ 전시의 첫인상이다.

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 마련된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니, 미로처럼 이어진 동선을 따라 걷는 동안 거대한 노란 건물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이번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이 대형 부스는 서울의 아파트를 형상화한 공간으로, 내부에는 참여 브랜드와 전시 구성 전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일종의 ‘로드맵’이 펼쳐진다. 그 옆으로는 네 가지 라이프스타일 테마에 맞춰 꾸며진 다양한 전시 공간이 길게 이어지며, 관람객을 본격적인 취향의 세계로 이끈다.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관람객이 직접 취향 속으로 걸어 들어가 입주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이색 전시다. 올해 전시의 핵심 콘셉트는 ‘아파트’다. 서울에서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주거 공간을 통해, 집을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닌 취향과 정체성을 담는 공간으로 제안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내부에 마련된 부스. 심하연 기자

카테고리가 아닌 ‘취향’으로 꾸몄다

‘29APT’가 가장 돋보이는 이유는 전시 구성 방식에 있다. 가구·조명·주방용품 같은 카테고리별 분류 대신, 29CM가 정의한 네 가지 라이프스타일 페르소나를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다채로운 색감과 패턴으로 개성을 표현하는 △인생이 맥시멀리스트, 휴식과 안정을 중시하는 △쉼 예찬론자, 한 끼의 가치와 식문화에 집중하는 △고요한 미식가, 심미성과 실용성을 모두 중시하는 △낭만적 실용주의자 등이다.

단순히 제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 취향의 삶 속으로 들어가 경험한다는 점을 강조해 관람객 몰입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각 공간은 실제 주거 공간처럼 연출돼 있어 관람객은 마치 자신의 생활을 그려보듯 전시장을 거닐 수 있다. 공간을 둘러보는 과정은 곧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탐색하고 취향을 발견하는 여정이 된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송지현(31·여)씨는 “그냥 예쁜 물건을 구경하는 전시가 아니라, 제 취향을 직접 걸어 다니며 발견하는 느낌이었다”며 “외국인 친구와 함께 왔는데,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이 이렇게 세밀하고 감각적인 줄 몰랐다고 하더라. 취향·일상·디자인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연출이 특히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전시장 내부에 마련된 오지트 브랜드 부스에 관람객들이 줄을 서 있다. 심하연 기자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확장하는 29CM

이번 전시는 29CM가 최근 몇 년간 집중해온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29CM는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취향 큐레이터(Guide to Better Choice)’라는 브랜드 미션을 실현해왔다. 올해만 해도 ‘인벤타리오: 문구 페어’, ‘이구홈 성수’, ‘이구키즈 성수’ 등 연이은 기획을 통해 패션을 넘어 홈·리빙 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국내 디자인 감도를 보여주는 브랜드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끈다. 과감한 색감과 패턴으로 개성을 드러내는 홈패브릭 브랜드 핀카(FINCA),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간결한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테이블웨어 브랜드 무자기(MUJAGI), 스킨케어 수준의 저자극 성분으로 만든 비건 세제를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라버리(LAVEREE) 등이 대표적이다. 취향과 가치 소비를 제안한다는 점에서 29CM가 구축하고자 하는 K-라이프스타일의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68개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이 중 97%가 국내 브랜드다. 절반 이상은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브랜드로, 이번 페어를 통해 새로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29CM는 14개 브랜드와 협업한 단독 컬렉션 ‘29에디션’을 선보이며, 단순한 전시를 넘어 판매·경험·참여를 연결하는 복합적인 플랫폼 역할까지 수행한다.

이번 페어는 단순히 오프라인 전시에 그치지 않는다. 전시장에서는 QR코드를 통해 제품을 바로 구매하거나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고, 앱에서는 ‘29APT’ 전시와 연계된 라이브 방송 ‘29라이브’가 동시에 진행된다. 또한 취향 테스트를 통해 추천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도 마련됐다.

29CM 관계자는 “앞으로도 ‘패션 플랫폼’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서 정체성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며 “25~39세 여성 고객층의 취향을 정교하게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큐레이션 역량을 강화해 국내 브랜드의 성장을 지원하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전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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