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남의 말에 휘둘리는가…공감과 관계의 피로 전격 해부한 ‘거짓 공감’ 출간 [신간]

우리는 왜 남의 말에 휘둘리는가…공감과 관계의 피로 전격 해부한 ‘거짓 공감’ 출간 [신간]

지금 순간 ‘공감’은 거짓일 수 있다
SNS ‘캔슬 컬처’와 ‘자기검열’ 실체
세계적 석학 극찬한 심리학 최전선

기사승인 2025-10-16 09:15:03
‘거짓 공감’, 저자 제나라 네렌버그, 펴낸곳 지식의숲.

하버드대 출신 심리학자 제나라 네렌버그의 인문 심리서 ‘거짓 공감’이 출간됐다. 책은 타인의 감정에 과도하게 동조하면서 자신을 잃어가는 현실, ‘좋아요’와 ‘눈치’가 관계의 언어가 되어버린 시대의 피로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드러낸다.

책은 ‘공감’이라는 말이 어떻게 위로의 언어에서 사회적 생존 규범으로 변질했는지 인문·심리학적 관점에서 추적한다. 저자는 SNS 속 형식적인 위로, 직장 내 ‘좋은 사람’ 콤플렉스, 관계 속 침묵의 예의, 진심보다 ‘이미지’를 중시하는 문화를 ‘정서적 자기소외’라 정의 내린다. 또 공감 과잉이 사고의 주체성을 약화하고 감정의 진실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한다.

신간 ‘거짓 공감’은 단순한 분석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회복의 방향을 제시한다. 네렌버그는 진정한 공감이 타인의 감정을 흡수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분명히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공감을 ‘타인에게 맞추는 기술’이 아닌 ‘자신의 감정을 정직하게 표현할 용기’이며, 스스로 사고하고 말할 힘을 되찾으라는 것이 요지다.

이어 다름을 인정하고 불편한 대화를 이어가는 용기가 공감의 완성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침묵과 회피가 관계를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의견이 충돌하는 순간에 오히려 이해가 깊어진다는 것이다. 책은 건강한 토론과 비판이 공동체를 성숙하게 만드는 힘임을 강조하며, 공감의 본질을 ‘생각하는 대화’라고 정리한다.

저자 제나라 네렌버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신경과학을 전공한 심리학자이자 저널리스트다. ‘인터인텔리전스 그룹(The Interintelligence Group)’을 창립해 신경다양성과 감정 인지 연구를 이끌고 있다. ‘유별난 게 아니라 예민하고 섬세한 겁니다’로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얻었다. 이번 신작에서 그녀는 개인의 예민함을 넘어 사회 전체의 감정 구조를 해부하며, ‘공감의 피로’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사유의 틀을 제시한다.

책을 출간한 도서출판 지식의숲 관계자는 “오늘날 공감은 너무 쉽게 소비되는 말이 됐다. ‘거짓 공감’은 타인에게 맞추는 법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법을 회복하게 하는 책”이라며 “모두가 착한 사람으로 보이려 애쓰는 시대에, 이 책이 진심을 되찾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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