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의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이 이용자 이탈을 불러온 가운데, 네이트온과 라인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네이트온은 모바일 광고를 전면 중단하며 ‘메신저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는 20일 사용자 목소리를 대폭 반영한 기능 업데이트와 서비스 운영 방향 개편 등 네이트온의 대규모 개선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오는 10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업데이트를 통해 메신저 본질에만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먼저 네이트온은 대화방 내 메시지를 삭제해도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는 흔적이 남지 않도록 바뀐다. 또 그룹 대화방에서 방장이 특정 사용자를 내보내는 ‘강퇴 기능’, 접속 기기 상태를 숨기는 ‘접속 상태 비공개 옵션’이 모바일과 Mac 버전에 추가된다. PC 버전에서는 터보 크리너 기능이 제거돼 전면 광고 설정이 개선된다.
특히 네이트온은 모바일 버전 광고를 아예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는 카카오톡 업데이트 이후 이전 버전으로의 완전한 복구(롤백)가 어려운 것이 광고 판매 수익이란 지적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카카오톡의 업데이트 이후 네이트온이 주목을 받아 이전보다 신규 가입자, 이용자, 다운로드 수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라며 “업데이트는 지속적으로 했으나 이번 개선뿐만 아니라 좀 더 빠르고 차별화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네이트온은 강력한 계정 보안을 위한 ‘2차 인증’과 함께 모바일 파일함 ‘전체 선택 기능(AOS)’, PC 버전 하단 뉴스 영역 ‘비공개 설정 기능’ 등을 추가 탑재한다. 이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이모티콘 등이 도입될 예정이다.
라인 역시 카카오톡의 혼란 속에서 ‘기능보다 신뢰’를 내세우며 사용자 유입을 확대하고 있다. 라인 관계자는 “라인은 언제나 사용자들이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여러 국가에서 쌓은 경험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라인은 인공지능(AI) 서비스 △라인 AI △라인 AI 토크 서제스트 등을 선보이고 있다. 라인 상에서 AI를 활용해 정보 탐색, 이미지 생성, 메시지 제안 등 기능을 도입했다. 다만 카카오톡처럼 AI에 집중하고 있으나 본연의 메시지 기능에 충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방향성은 최근 카카오톡 개편으로 인한 이용자 불만 속에서 ‘대안 메신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앱‧통계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트온의 신규 설치 건수는 지난달 23일 기준 570건에서 27일 2만2447건으로 카카오톡 개편 후 나흘 만에 약 38배 늘었다. 같은 기간 라인은 8694건에서 3만6522건으로 약 4배 증가했다.
이용자 이동이 현실화되자, 카카오도 진화 방향을 다시 모색하고 있다. 우영규 카카오 부사장은 지난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롤백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 부사장은 “이용자 불편 사항을 잘 알고 있어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조만간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광고 수익으로 인해 롤백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이용자들의 최대 불만 사항이었던 기존 친구목록을 카카오톡 친구탭의 첫 화면으로 되살릴 예정이다. 현재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의 ‘소식’ 메뉴를 통해 제공한다. 친구탭 개선 방안은 개발 일정 등을 고려해 4분기 내에 적용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