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비 지원부터 인식 개선까지…서울, 치매 친화 도시로 성큼

치료비 지원부터 인식 개선까지…서울, 치매 친화 도시로 성큼

서울시 종합 치매 대책, 돌봄·예방·인식 개선 ‘3축’ 설계

기사승인 2025-10-21 06:00:09
지난달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운행 중인 종로08번 마을버스에 한 시민이 탑승해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노유지 기자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서울시가 치료비 지원과 인식 개선 등을 아우르는 종합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치매 상병자 수는 96만1830명으로 전체 노인 인구(946만2270명)의 10.2%를 차지한다. 치매 상병자는 치매 관련 입원·외래·약국을 1회 이상 이용한 사람을 뜻한다. 이 가운데 서울에 거주 중인 치매 상병자는 14만7948명이며 전국에서 경기(20만4984명) 다음으로 많다.

경제적 부담 덜고, 시민 인식 높이고

같은 보고서에서 공개된 2023년도 전체 치매 상병자 103만524명의 총진료비는 약 2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한 해 동안 치매 상병자 1인당 약 286만원의 진료비가 든 셈이다. 이에 시는 치매 치료 관리비를 중위소득 140% 이하 가구에 일부 지급하고 있다. 치료비 자부담이 어려운 저소득층 치매 환자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다. 원인 확진 검사비도 중위소득 120% 이하 가구에 지원 중이며 만 60세 이상일 때 신청 가능하다.

또한 시는 2015년부터 치매 인식 개선을 위한 ‘천만시민 기억친구 프로젝트’를 실시해 왔다. 이는 관련 교육을 통해 치매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환자·가족을 도와줄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사업이다. 시민 누구든 1시간의 교육을 수료하면 ‘기억친구’가 될 수 있으며, 치매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주변에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5시간의 양성 교육을 받은 뒤에는 ‘기억친구 리더’로도 활동할 수 있다. 기억친구 리더는 관련 교육·자원봉사·홍보활동 등을 수행한다.

현재까지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억친구는 31만9000명이며, 실제 치매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19일 발표한 ‘2025 서울 시민의 치매·경도인지장애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기억친구 리더의 치매 인식도·친화적 태도 점수(각각 88.3점·72.8점)는 일반 시민(각각 80.8점·56.6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에 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억친구 참여자를 늘리는 등 인식 개선 활동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방 관리·돌봄 인프라 확충도 병행

시는 중장년층의 뇌 건강관리를 위한 치매 예방 앱 ‘브레인핏45’를 지난달 정식 출시했다. 브레인핏45는 ‘손목닥터9988’ 서비스와 연계해 △치매 위험도 자가 점검 △뇌 건강을 위한 맞춤형 처방 △하루 5분 치매예방·건강 정보형 퀴즈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기준 가입자는 2만1880명으로, 이 중 45~59세가 1만3804명, 60세 이상이 8076명이다.

앞서 시는 지난 5월 초고령사회 대응 종합 대책인 ‘9988 서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오는 2040년까지 추진되는 이 프로젝트는 돌봄·경제·여가·환경 등 4대 분야 과제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시는 해당 계획에 맞춰 혼자 생활하기 힘든 중증 치매 어르신을 위한 데이케어센터를 자치구마다 2곳씩 조성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9988 서울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어르신들이 지역사회의 체계적인 돌봄을 받으며 건강하고 품위 있게 노후를 이어나가 시민 모두가 ‘99세까지 88(팔팔)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유지 기자
youjiroh@kukinews.com
노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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