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날’ 맞아…임호선 “임시정부 경무국 창설일로 바꿔 정통성 회복” [쿡 인터뷰]

‘경찰의 날’ 맞아…임호선 “임시정부 경무국 창설일로 바꿔 정통성 회복” [쿡 인터뷰]

미군정 경무부 기념일 논란 속 ‘일제 잔재 청산’ 목소리
백범 김구 선생 ‘경무국’ 취임일 8월12일로 변경해야
“검찰청 폐지, 경찰 권한 커진 만큼 국민 중심 원칙 지켜야

기사승인 2025-10-21 06:00:10 업데이트 2025-10-21 07:58:17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제복의 땀과 헌신을 기리는 ‘경찰의날’이 오늘로 80주년을 맞았다. 올해는 축하의 의미와 함께 경찰의 정통성과 역사적 뿌리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행 경찰의날이 미군정 시절 경무부 창설일을 기념일로 삼고 있어 일제 경찰제도의 연장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 차장을 지낸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경찰의날을 임시정부 경무국 창설일로 변경해 대한민국 경찰의 정통성을 회복하자”고 제안했다.

임 의원은 “경찰의날은 경찰이 독립운동의 법통과 역사적 정체성을 올곧게 이어가야 한다는 소명에서 출발한 법정기념일”이라며 “경찰조직의 명예를 지키고 정체성을 재정비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의날’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경찰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1945년 미군정청 산하 경무부가 창설된 10월21일을 기념해 1957년부터 경찰의 날로 지정됐으며 1973년 대통령령으로 공식 기념일로 제정됐다.

그러나 이날이 미 군정 시절 경무부 창설일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초대 경무부장으로 임명된 조병옥은 일제 강점기 경찰 출신을 대거 기용하고 서북청년단 등 극우단체를 동원해 제주 4·3사건 등 국가폭력의 중심에 섰던 인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일제 경찰제도의 잔재를 계승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임 의원은 경찰의날을 임시정부 경무국 창설일인 8월12일로 변경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1919년 8월12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산하 경찰조직인 경무국이 설치된 날로 초대 국장에 백범 김구 선생이 취임했다. 경무국은 치안·정보·보안 업무를 총괄하며 독립운동 지도부와 국민을 잇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백범 김구 선생이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으로 취임한 날을 경찰의날로 지정하는 것은 단순히 날짜 변경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경찰 조직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기 위한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경찰청 역시 같은 맥락에서 지난 2019년 임시정부 경찰 100주년을 맞아 김구 선생의 흉상을 청사 로비에 세우는 등 ‘경찰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을 추진해왔다.

다만 정치적 해석과 역사관에 따라 여전히 이견도 존재한다. 임 의원은 “대한민국 경찰의 올바른 뿌리를 되찾자는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며 “학계와 시민사회는 물론 경찰 내부에서도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역사를 새롭게 정립하는 일은 민족의 자긍심과 민주·인권·민족 가치를 실천하는 경찰의 본연의 정통성을 되살리는 길”이라며 “이를 통해 단순한 치안 유지 역할을 넘어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검찰청 폐지 뒤 커진 경찰 권한…“‘국민 위한 경찰 기본’ 원칙 지켜야”

임 의원은 경찰청 차장 재임 시절 검경수사권 조정 실무를 총괄하며 제도 개혁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그는 “경찰의 자주적인 수사권 확보는 민주경찰로 나아가기 위한 역사적 도약이자, 경찰 본래 사명을 회복하는 ‘경찰 광복운동’”이라고 정의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경찰의 권한과 책임이 커진 현 상황에 대해 임 의원은 “경찰의 존재 이유는 언제나 ‘국민을 위한 경찰’에 있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검찰청 폐지 등 일련의 변화는 권력 분산과 책임성 강화를 위한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현장 중심의 신속한 대응뿐 아니라 공수처·중수청 등 다른 기관과의 대등한 협력체계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그만큼 수사 공정성과 효율성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인권 보호와 권한 남용 방지, 수사 전문성 강화, 국가경찰위원회 기능 보완, 자치경찰제 안착 등을 통해 제도적 균형과 견제를 꾸준히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의원은 또 “경찰이 보이스피싱, 다단계 사기, 마약 등 모든 범죄와 고소·고발 사건의 1차 수사기관이 됐다”며 “국가수사본부는 대형·첨단·전문 분야 수사에서 이미 긍정적인 성과를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부 통제체계 강화와 전문성 함양, 자주적·독립적인 수사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더욱 강조돼야 한다”며 “조직의 전문성 강화와 투명한 운영, 책임성 제고와 함께 수사 절차 전반에 대한 국민적 소통과 외부 감시체계를 확대해 국민의 신뢰를 더욱 굳건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 의원은 경찰의날을 맞아 현직 경찰관들에게 존경과 격려의 뜻을 전했다. 그는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며 불의와 범죄에 맞서온 경찰관들의 헌신과 희생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저 역시 국민 곁을 지키는 책임과 각오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위험을 느낄 때 가장 먼저 찾는 존재가 경찰”이라며 “국민이 신뢰하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대한민국 경찰의 정의·명예·안전·공정이 언제나 굳건히 지켜지길 기원한다. 대한민국 경찰 모두에게 ‘화이팅’을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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