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차세대 암 치료 기술인 붕소중성자포획치료(BNCT) 시스템의 국내 기술 고도화를 위해 10월 21일 ‘아시아의 BNCT 동향 및 미래’를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BNCT(Boron Neutron Capture Therapy)는 붕소 약물을 종양에 선택적으로 축적시킨 뒤 외부에서 고에너지 중성자를 조사해 핵반응을 일으키고, 이때 생성된 고선량의 알파입자가 암세포만을 정밀하게 파괴하는 방사선 치료법이다.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고성능 입자가속기를 통해 중성자를 생산하는 첨단 기술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러시아, 유럽 등에서는 BNCT 임상 연구와 상용화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치열한 기술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BNCT의 국제적 흐름을 공유하고 기술 자립과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원자력의학원은 2019년부터 BNCT용 가속기 개발에 착수해 2022년 국내 최초로 500keV급 대전류 양성자 탄뎀가속기 시제품을 개발했다. 이어 2024년에는 BNCT 핵심 장치인 1,200kV급 고전압 전원장치를 국내 기술로 구현하며 기술 자립 기반을 확립했다. 이번 세미나는 이러한 성과를 국제 전문가들과 공유하고 공동 연구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세미나 1부에서는 국내 BNCT 기술 현황을 소개했다. 원자력의학원 홍봉환 박사와 박지애 박사가 각각 BNCT 가속기 개발 성과와 중성자 포획 치료 약물 연구를 발표했으며, 다원메닥스 이준규 부장이 가속기 기반 BNCT 시운전 및 치료 현황을 소개했다.
2부에서는 글로벌 BNCT 동향과 표준화 전략을 논의했다. 러시아 핵물리연구소(BINP) 세르게이 타스카에프 박사는 가속기 기반 BNCT 중성자원 개발 연구를, 국제중성자포획치료학회(ISNCT) 아키라 마츠무라 회장은 BNCT 표준 방사선 치료 구현 전략을 발표하며 각국의 선진 기술을 공유했다.
김경민 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장은 “이번 세미나는 아시아 BNCT 기술을 선도하는 일본과 러시아의 개발 경험과 표준화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독자적인 가속기 및 치료 시스템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임상 적용을 가속화해 환자 치료 혁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