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포스텍, 원자 규칙성 활용한 '초강력·초경량 타이타늄 합금' 개발

[쿠키과학]포스텍, 원자 규칙성 활용한 '초강력·초경량 타이타늄 합금' 개발

SRO 기반 차세대 경량 타이타늄 합금 구현, 강도·연신 동시 확보
연성 저해 없이 강도 높여 차세대 합금 설계 새 방향 제시
운송, 우주항공 산업 전반 연료효율·친환경 효과 기대

기사승인 2025-10-23 15:19:14
경량 타이타늄 중엔트로피합금의 설계 기법 및 미세조직: (a) Bo-Md 타이타늄 합금 설계 기법, (b) 열역학 계산, (c) 초격자 피크를 보이는 체심입방구조 기지, (d) 원자 수준의 고해상도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지와 내부 단거리 범위 규칙. 한국연구재단

경량 타이타늄 합금은 높은 비강도 특성을 지녀 낮은 질량에도 높은 하중을 견딜 수 있어 운송, 에너지, 우주항공 등에서 연료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고성능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중엔트로피합금(medium-entropy alloy)은 전통적 합금 설계방식을 벗어나 다수 원소의 높은 구성 엔트로피로 금속간화합물이 형성되지 않고 단상의 고용체를 형성하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타이타늄 합금에 중엔트로피합금 설계 전략을 도입해 기계적 물성을 향상시키려는 연구가 활발하지만, 기존 중엔트로피합금 설계 전략만으로는 우수한 기계적 물성의 타이타늄 기반 중엔트로피합금을 설계하기 어려워 한계가 있었다.

초강력 초경량 타이타늄 합금

한국연구재단은 포항공대 김형섭 교수팀이 원자 수준의 규칙성을 활용해 가볍고 강한 타이타늄 중엔트로피합금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타이타늄에 중엔트로피합금 설계 전략을 통합한 신합금 설계 기법을 제안하고, 합금 내 원자 수준의 규칙성을 규명해 경량·고강도·고연신을 동시에 실현한 합금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일반적인 금속 재료는 강도와 연신율이 반비례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낮은 질량에도 높은 하중을 견딜 수 있는 타이타늄 합금과 여러 원소를 동등한 비율로 혼합하는 방법으로 설계의 폭을 넓힌 중엔트로피합금의 융합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원자 수준의 관측이 가능한 고해상도 전자투과현미경과 에너지분산분광법으로 타이타늄 중엔트로피합금에서 다수의  주요 원소가 합금 내부에서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거치며 ‘단거리 범위 규칙(SRO)’이 형성됨을 규명했다.  단거리 범위 규칙은 원자가 큰 영역에서는 무질서하게 배열되지만, 가까운 거리에서는 일정한 규칙성을 갖는 상태다.

연구팀은 이런 SRO가 높은 고용강화 효과를 발휘해 격자 마찰 응력을 증가시켜 항복강도를 높였고, 변형 유기 쌍정을 통해 가공경화를 유도했다. 아울러 변형 후반에는 ‘킹크 밴드’가 형성돼 국부 변형을 완화시켜 연신율 향상에 기여했다.

경량 타이타늄 중엔트로피합금의 기계적 물성과 변형 단계에 따른 변형기구 변화: (a) 열기계적 공정 히스토리에 따른 기계적 물성, (b) 기존 타이타늄 합금 및 선행 타이타늄 중엔트로피합금과 기계적 물성 비교, (c) 테일러 격자 구조, (d) 변형 쌍정, (e) 킹크 밴드 형성. 한국연구재단

이는 원자 구조 수준에서 물성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경량 합금 설계 방향을 제시한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된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SRO는 현재까지 경량 타이타늄 중엔트로피합금에서 보고되지 않은 원자 수준의 규칙성을 갖는 미세조직으로, 연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강도를 향상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이 같은 규칙이 합금 변형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금속이 늘어날수록 강도가 증가하는 가공경화 효과를 유도해 높은 연신율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경량 고강도-고연신 합금 개발은 운송, 에너지, 우주항공 등에서 부품 경량화를 이끌어 연료효율 향상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기여, 경제성과 환경친화성을 갖춘 산업 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새 합금 소재는 다양한 산업에서 부품 경량화를 실현해 연료효율 향상과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다중 강화기구를 더욱 활용한 초고강도 타이타늄 중엔트로피합금 개발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 7일 국제학술지 ‘악타 머티리얼리아(Acta Materialia)’에 게재됐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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