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마사회, ‘금지약물’ 사용한 경주도 인정…‘도핑검사’는 반토막

[단독] 한국마사회, ‘금지약물’ 사용한 경주도 인정…‘도핑검사’는 반토막

서천호 “공정성 중요한 경주에서 신뢰 무너뜨려”
“도핑검사 50%로 줄인 것은 부정행위 양산과 같아”

기사승인 2025-10-24 10:47:49 업데이트 2025-10-24 10:55:43
지난 9월7일 경기도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경주마들이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마사회가 경주마 도핑검사에서 금지 약물이 검출됐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경주 결과를 그대로 인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수십억원 규모의 마권이 정상적으로 집행됐다. 마사회는 이와 함께 도핑검사 횟수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 ‘솜방망이 관리’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경주 후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된 사례는 5건으로 집계됐다. 5번의 경기에 걸린 마권 금액은 총 83억여원으로 확인됐다.

세부사항을 살펴보면 지난 2021년 10월 플루닉신 1ng/mL 초과 투여된 말이 1등을 달성했다. 해당 경기의 마권은 4억4748만원이었다. 2022년 11월에는 테스토스테론 42.4ng/mL이 검출된 말이 2위를 기록했고, 당시 경기 금액은 9억2708만원이었다.

2023년에도 22억3577만원짜리 경기에서 1위를 한 경주마가 테스토스테론 79ng/mL을 투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4년에는 테스토스테론과 플루닉신을 투여한 경주마들이 각각 2위와 1위를 했다. 두 경기의 마권 금액은 47억3532만원이었다.

금지 약물을 사용한 경주마들이 1~2위를 차지하면서 경주 순위가 왜곡됐다. 그럼에도 한국마사회는 지난 2018년 이후 도핑검사를 기존 100%에서 50%로 줄였다. 제대로 된 관리가 되지 않는 셈이다.

경주마에 투입된 약물은 국제경기에서도 금지된 약품으로 사이클의 황제 랜스 암스트롱이 상습적으로 사용하다가 국제사이클연맹에서 영구 제명을 당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24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검출된 금지약물은 경주에 나간 말의 능력을 일시적으로 늘리거나 줄이는 역할을 한다”며 “공정성이 중요한 경주에서 경마 팬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지약물로 인한 부정행위에도 한국마사회 측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도핑검사를 50%로 줄인 것은 부정행위를 양산한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전재훈 기자
jjhoon@kukinews.com
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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