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베트남 선발전이 25~26일 베트남 호치민시 퍼스트호텔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하꾸윈안이 ‘우승 상금 4억원’ 기선전 본선에 베트남 대표로 한국에 오게 됐다. 하꾸윈안은 지난 8월 열린 202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월드조에서도 우승하며 본선을 확정한 바 있다.
이번 선발전은 기선전 베트남 선발전을 비롯해 U-16과 U-11 등 세 부문 총 81명의 선수가 참가해 서로의 기량을 뽐냈다. 오픈전으로 열린 선발전에는 호치민시와 다낭시, 하이퐁시 등지에서 출전한 50명의 선수가 기선전 본선 티켓 한 장을 놓고 열띤 경쟁을 펼쳤다. 같이 열린 U-16, U-11 부문에는 각각 15명, 16명의 청소년이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모든 부문은 스위스리그 방식으로, 이틀에 걸친 6라운드 대국 결과로 순위를 가렸다. 생각시간은 각자 45분, 30초 초읽기 3회로 진행한 이번 대회는 오전 두 판, 오후 한 판의 대국으로 일정을 소화했다.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이강욱 8단은 “빠듯한 준비기간이었음에도 이번 선발전에 베트남 바둑 강자들 대부분이 출전했다”면서 “바둑 두는 베트남 선수들 SNS에는 다 함께 기선전에 참여하자는 독려 메시지가 많이 올라왔고, 첫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자는 캠페인성 메시지가 활발히 공유됐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기선전 본선의 주인공이 가려지는 마지막 6라운드는 모두의 관심 속에 진행됐다. 나란히 5전 전승을 거두며 최종 라운드를 맞은 팜덕안(Pham DucAnh)과 하꾸윈안(Ha QuynhAnh) 대결로 펼친 6라운드는 1시간40분 혈투 끝에 하꾸윈안의 승리로 끝났다. 팜덕안을 불계로 꺾은 하꾸윈안은 6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제1회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어진 시상식에서 선발전 우승자인 하꾸윈안에게 5000만동(한화 약 270만원)의 상금과 우승 트로피가 수여됐다. 준우승을 차지한 팜덕안에게는 상금 2500만동(약 135만원)이 전달됐다. 함께 열린 U-16 대회에서는 쩐안티엔꽁(Tran AnhThienCong)이 우승을 차지했으며, U-11 부문에서는 팜우윈디(Pham UyenDi)가 정상을 차지했다. 두 선수에게는 상금 700만동(약 38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됐다.
기선전 본선 진출권을 확보한 하꾸윈안는 시상식 후 인터뷰를 통해 “아직 많이 부족한데 프로대회에 참가해 많이 배울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항상 응원해 주시는 바둑팬들에게 감사드리고, 지난 15년간 베트남 전국바둑대회를 후원해 주신 한국기업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하꾸위안은 입단을 위해 내년부터 한국에 체류할 예정이며, 대회 상금은 한국에서 생활비에 보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는 12월2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막을 올릴 제1회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은 국가시드 14명(한국 6명, 중국 3명, 일본 3명, 중화타이페이 1명, 후원사시드 1명)과 각국 선발 18명(한국 8명, 중국 4명, 일본 4명, 중화타이페이 1명, 베트남 1명) 등 총 32명이 본선에 진출해 우승을 다툰다. 생각시간은 시간누적(피셔) 방식으로, 기본 30분에 추가시간 20초로 진행하는 기선전은 본선 32강부터 4강까지 단판 토너먼트로 열리며 결승전은 3번기로 진행된다. 우승상금 4억원으로 매년 열리는 대회 중 가장 많은 상금이 걸린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은 신한은행이 후원하고 매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하며, 한국기원이 주관한다.
다음은 베트남 체스연맹 부주석 겸 사무총장인 응위엔민탕(Nguyen MinhThang)과 일문일답이다. 베트남 체스연맹은 체스와 중국 장기, 바둑을 산하에 두고 있으며, 응위엔민탕은 실무 책임자로 선발전을 주관하고 있다.
Q. 기선전 선발전을 호치민에서 열게 된 이유는?
A. 베트남은 바둑판과 바둑돌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호치민 시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을 선택했다.
Q. 첫 번째 베트남 대표 선발전을 치르게 됐다. 소감은?
A. 이번 대회를 후원해 주신 신한은행과 매경미디어그룹, 한국기원 등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이번 대회가 베트남 바둑발전에 큰 동력이 될 것이다.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Q. 베트남에서 바둑이 체스에 비해 미미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가 있다면?
A. 체스의 경우 아주 오래전부터 많은 베트남 사람이 사랑하는 스포츠다(응위엔민탕 부주석은 체스와 중국 장기 선수 출신이다). 그렇다 보니 발전 속도도 빨랐고, 세계적인 선수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반면 바둑은 시작한 시점이 오래되지 않았다. 현재 한국과 베트남이 반대되는 것 같다. 한국은 바둑이 강하지만 체스는 약하지 않나? 베트남은 바둑은 약하지만 체스는 강하다. 그래서 양국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협력을 통해 채워주면 좋을 것 같다.
Q. 베트남에서 바둑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지?
A. 베트남 사람들은 두뇌 스포츠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녀들 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바둑의 성장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한다. 베트남 바둑발전을 위해 향후 한국 기업들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