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근거를 둔 가상자산 거래소가 자금세탁 중심지로 지목된 가운데 해당 거래소와 국내 주요 거래소 간 달러 스테이블코인(USDT) 유출입 규모가 지난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거래소들이 현지 범죄조직이 연루된 불법 해외 송금 통로로 악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와 캄보디아의 후이원 개런티(Huione Guarantee) 간 코인 입출금 규모는 총 128억645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922만원) 대비 약 1400배 급증한 수치다.
지난 2023년 입고(캄보디아→한국)는 895만원, 출고(한국→캄보디아)는 28만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엔 입고액이 104억9457만원, 출고액이 23억1188만원으로 대폭 뛰었다.
거래소별로는 빗썸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빗썸은 2023년 922만원에서 지난해 124억2646만원으로 폭증했다. 업비트는 2023년 거래 이력이 없었지만 지난해 3억6691만원을 기록했고, 코빗은 1187만원, 코인원은 120만원 수준이었다. 고팍스에서는 거래가 발생하지 않았다.
후이원 그룹은 사기·탈취 등으로 확보한 가상자산을 세탁한 혐의로 미국과 영국 정부로부터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지정돼 제재를 받고 있다. 후이원 개런티는 해당 그룹 계열의 가상자산 거래·보증 플랫폼으로 고위험 자금 이동 경로로 지목된다.
국내 거래소와 후이원 개런티 간 코인 이동은 올해도 이어졌다. 올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5대 거래소의 유출입 규모는 31억4925만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해 대비 감소했으나 2023년 수준보다는 여전히 높다. 거래소별로는 빗썸이 21억8218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업비트(5억2351만원), 코빗(4억4328만원), 코인원(28만원) 순이었다.
업비트는 올해 3월, 빗썸·코인원·코빗은 5월부터 후이원 개런티와의 입출금을 차단했다. 또한 빗썸에서는 최근까지 캄보디아 프린스그룹 계열 거래소 ‘바이엑스(BYEX)’를 통한 송금도 확인됐다. 바이엑스는 국제 제재 대상 자금세탁 통로로 지목된 곳으로 빗썸은 지난 22일 관련 모든 입출금을 막았다.
국내 거래소와 캄보디아 거래소 간 송금은 대부분 테더(USDT)를 통해 이뤄졌다. 지난해 전체 거래 128억645만원 중 128억569만원(99.9%)이 테더였다. 테더는 달러화와 1대1로 연동돼 변동성이 낮고 환금성이 높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와 관련해 “가상자산 거래소 이상거래탐지(FDS) 시스템을 제도권에 포함하겠다”며 “자금세탁 경로를 사전 차단하도록 2단계 입법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불법 수익금 몰수 및 차단을 위해 사기·도박·마약 등을 특정해 선제적 계좌정지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